[미디어펜=문상진 기자]   IQ 70, 만 7세 수준의 경계성 지적장애자 은비(가명)가 가출을 한 건 만 13세 2개월 되던 2014년 6월이었다. '재워주실 분 구한다'는 스마트폰 애플리게이션(앱) 채팅방을 직접 개설하고 숙박을 제공 받았다는 이유로 자발적 성매춘녀가 된 13살 소녀. 11일 오후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3살 소녀의 기막힌 이야기를 다룬다. 

가출 6일간 은비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13살 소녀 은비의 이날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 털어 놓은 이야기는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그리고 이 사건은 여성단체와 국회에서도 큰 파문과 논란을 일으켰다. 은비의 사건은 현재 상고심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당시 13살이었던 은비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아청법)상 성매매 '대상 청소년'으로 분류됐다. 지적경계자인 은비에게도 법의 잣대는 상대적이지 못하고 절대적이었다. 13살 소녀에게 너무나 가혹한 법의 잣대가 만들어 낸 슬픈 은비의 이야기를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파헤친다.       

   
▲ '재워주실 분 구한다'는 스마트폰 애플리게이션(앱) 채팅방을 직접 개설하고 숙박을 제공 받았다는 이유로 자발적 성매춘녀가 된 13살 소녀 은비 사연.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2014년 여름 가출한 은비의 '재워주실 분 구한다'는 스마트폰 채팅 앱을 보고 이 방에 들어온 Y모(25)씨는 은비와 서울 송파구의 한 모텔에서 유사성교를 한 뒤 도주했다. 이후 은비가 올린 채팅방의 '배고프다'는 말에 '맛있는 것을 사 주겠다'며 남성들이 접근했다. 

접근한 남성은 모두 6명. 이들은 배고프다는 은비에게 떡볶이를 사주기도 하고 푼돈을 쥐어 주기도 했다. 대가는 성관계였다. 은비는 이렇게 가출 6일 동안 6명의 남성들과 성관계를 가졌다. 부모의 애타는 기다림과 끈질긴 추적 끝에 은비는 인천에서 발견됐다. 은비의 휴대폰 위치 추적에서 드러난 장소는 수유, 잠실, 천안, 전주, 의정부 그리고 인천이었다.

애태우던 은비는 6일 만에 돌아왔지만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환청과 환시에 시달리며 심지어는 자해시도까지 있었다고 한다. 6일간의 은비의 행적을 들은 어머니는 충격과 함께 분노에 휩싸였다. 그때의 감정을 은비 어머니는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에게도 토로했다.

가출 후 은비와 성관계를 맺었던 6명의 남성을 은비 어머니는 성폭행 가해자로 고소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은 은비와 어머니에게 청천벽력이었다. 법원 이 성관계 남성을 상대로 낸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한 것이다. 이유는 은비가 되레 성매매를 했다는 것이다. 

법원의 판결은 은비가 '대상아동청소년'에 해당하고 직접 스마트폰 앱 채팅방을 개설한 점, 숙박이라는 대가를 받은 점 등을 들어 의사결정 능력을 가진 자발적 매춘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대상아동청소년 규정'이 법을 위한 법인지, 사람을 위한 아동을 위한 법인지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파헤친다.

지적경계에 있는 13살 소녀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고 푼돈을 쥐어 주고 성관계를 맺은 6명의 남성 그들은 과연 양심적일까? 자발적 성매매란 말조차 이해 못할 13살 소녀에게 법원은 정당한 판결을 내린 걸까? 오늘 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은비의 사연과 함께 기울어진 성의식, 법의 잣대 등을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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