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누적 100만대 고지 돌파…작년 신규 등록 100대에 1대꼴
충전인프라 부족 한국은 작년 3천대…전기차 점유율은 노르웨이 최고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판매량이 누적 100만대고지를 넘어섰고 최대시장이던 미국을 중국이 추월 하고 1위로 급부상했다.

이런 중국시장의 성장과 달리 전기차 생산과 핵심기술 보유국인 한국은 2810대 판매에 그치며 일본보다 적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어 정부의 발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국내 출시준비중인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미디어펜


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내놓은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16'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EV)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 126만대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100만대 돌파에 대해 "상징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는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을 합친 것이다. PHEV는 충전 후 일정 거리를 순수 전기차처럼 달리다 전력을 다 쓰면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엔진과 모터를 이용해 주행한다.

전 세계의 전기차는 2005년에는 2000대도 안 됐지만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늘고 있다.

갈수록 차량 가격은 싸지고 주행 가능거리는 연장되며 충전시설은 늘어나는 추세에 힘입은 것이다.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약 55만대로 2014년(약 32만4000대)보다 70% 증가했다. 순수 전기차가 32만9000대, PHEV는 22만2000대였다.

지난해 21만대가 팔린 중국은 미국(11만대)을 처음으로 따돌리고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전기차 붐이 일어난 중국에서는 판매량이 1년 만에 3배로 늘었지만, 미국에서는 신규 등록이 감소한 결과다.

중국에서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전기차의 인기는 급증했다.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 저렴한 유지비 등의 장점이 있는데다, 전기차 소유자는 베이징 같은 이른바 1선도시에서 번호판을 받기도 쉽다.

2015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과 미국의 몫은 50%가 넘었다. 글로벌 시장의 90%를 이들 나라와 네덜란드, 노르웨이,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8개 주요국이 차지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EV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0.9%로 100대에 1대꼴에 달했지만 아직 미미하다. 지난해 자국 시장에서 전기차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로 23%(3만6000대)나 됐다. 네덜란드에서는 전기차가 10%를 차지해 노르웨이 다음으로 높았다.

이들 나라는 대기환경 보호를 위해 각종 전기차 장려정책을 펴고 있다. 네덜란드는 차량 구입과 보유 세금을 대폭 감면해준다. '전기차의 천국'이라 불리는 노르웨이는 등록세 10만 크로네(약 1400만원)를 면제해준다. 특히 순수 전기차는 부가가치세(25%)와 도로 통행료가 면제되며 버스 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어 인기가 높다.

   
▲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중인 르노삼성 SM3 Z.E.와 기아차 레이E.V/미디어펜


노르웨이, 네덜란드에 스웨덴과 덴마크, 프랑스, 중국, 미국까지 모두 7개국에서 지난해 전기차 점유율이 1% 이상이다. 한국은 고작 0.2%다.

한국은 지난해 신규등록 전기차가 2810대로 이 가운데 BEV 2540대, PHEV 270대다. 전기차 수가 늘고 있지만 누적 4330대로 세계 전체의 0.3%에 그쳤다. '전기차 이니셔티브(EVI)' 회원국 16개 가운데서는 13위다.

한국에서 전기차의 인기가 낮은 것은 다른 나라보다 혜택이 적은 편인데다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인구 100만명당 전기차 충전시설은 113개로 EVI 16개국에서 15위다. 1위인 노르웨이는 한국의 134배인 1만5143개다.

국내에는 특히 완속 충전기보다 급속 충전기가 부족하다. 한국의 공공 급속 충전기는 모두 합쳐도 100개뿐이지만 중국은 1만2000개, 일본은 6000개에 이른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