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산단의 한 정유회사 송유관에서 선박 사고로 기름이 바다로 유출돼 해경이 긴급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유출된 기름 일부는 인근 마을 앞 바다까지 흘러들어가 양식업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31일 오전 9시 35분께 전남 여수시 낙포동 낙포각 원유 2부두에서 싱가포르 국적의 유조선 W호(16만여t급)가 여수 한 석유업체의 송유관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송유관이 파손돼 배관에 남아 있던 기름 800여ℓ가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조선에서는 기름이 유출되지 않았으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W호가 부두에 접안을 하던 중 정상 항로를 이탈해 육상에 설치된 잔교에 부딪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수 산단의 한 석유업체와 연결된 송유관 3개가 파손됐으며 관 속에 남아 있던 원유가 바다로 흘러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경은 사고 현장에 경비함정과 방제정 16척, 헬기 1대를 투입해 긴급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여수해양항만청의 경비함정과 민간 선박 등 70여척도 현장에서 방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유출된 기름 일부는 조류를 타고 사고 현장에서 4~5㎞ 떨어진 여수시 삼일동 신덕마을 앞 방파제까지 흘러간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시 공무원, 경찰, 주민, 석유업체 관계자 등 200여명은 현재 20여척의 선박과 유흡착제를 이용해 신덕마을 인근 바다와 방파제에서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신덕마을은 260가구 600여명이 살고 있으며 128㏊의 공동 어업구역에 톳과 미역 등을 양식하고 있다. 이번 유출로 20㏊ 가량이 기름에 오염돼 주민들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송유관이 파손된 뒤 업체가 구간 별로 설치된 밸브를 신속하게 잠그면서 송유관에 남아 있던 일부 기름만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인력을 동원해 신속하게 방제 작업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유조선 선장 김모(38)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