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권식 거친 수사, 기소전 피의사실 유출 18만직원 명예초토화

[미디어펜=이서영 기자]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요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여명 이상의 검찰수사관들이 오너와 그룹본부,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강압수사를 벌이고 있다. 007 작전을 벌이듯이 섬뜩하다.


한국의 언론들은 연일 롯데 의혹을 보도하느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중동 메이저들은 매일매일 대규모 비리의혹을 보도하고 있다. 조중동을 읽는 독자들은 롯데그룹이 마치 대규모 범죄집단인 것처럼 인식하기 십상이다.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진행상황을 리크하면서 비롯된 단면들이다. 범죄행위가 확정되기전엔 피의 사실공표는 불법행위에 속한다. 재판을 거쳐 죄의 유무가 확정되기전에는 피의사실이 언론들을 통해 공표되는 것은 중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다. 피의자에겐 심각한 인권침해의 고통을 안겨준다.


검찰이 이런 문제점을 알면서도 조중동 메이저들에게 롯데그룹 피의사실을 흘리는 것은 모종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검찰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비난, 신뢰추락등을 타개하기위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냐는 말도 나돈다. 제발 그런 세간의 의혹이 사실이 아니기 바란다. 홍만표 전 부장검사의 도를 넘어선 전관예우와 천문학적 수임료, 진경준 검사장의 넥센 주식 매입 의혹등이 불거지고 있다. 검찰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홍만표와 진경준 케이스는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항간에는 지도층의 비리에 대해 복통유발죄와 분노유발죄를 거론하고 있다. 국민정서가 분노의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검찰은 롯데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통해 내우외환을 벗어나려는 포석아니냐는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주목해야 한다.

   
▲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요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여명 이상의 검찰수사관들이 오너와 그룹본부,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강압수사를 벌이고 있다. 언론들은 연일 롯데 의혹을 보도하느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한 검찰이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지하주차장에서 압수한 물품을 차에 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이럴수록 정도를 걸어야 한다. 정치적 수사, 국면타개 수사라는 오해가 없게 환부만 조속히 도려내야 한다. 비리와 연관된 경영진과 계열사및 임직원들은 분리해야 한다. 그룹 임직원 18만명에 가족까지 합하면 수십만명이 롯데그룹과 연관돼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협력업체와 납품업체까지 합하면 수백만명이 롯데와 동고동락하고 있다.


지금 진행되는 검찰 수사는 롯데를 마치 거대한 범죄집단으로 매도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왜 이렇게까지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간가? 스마트수사, 환부도려내기 수사, 기업을 살리는 수사는 그동안 역대 검찰총장들의 모토였다. 검찰의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보면 검찰총장의 말따로, 수사따로의 관행을 보였다.


롯데에 대한 수사도 과거 군사정권이 재벌 때려잡는듯한 느낌을 준다. 한국경제는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조선 해운업종은 생사기로에서 허덕이고 있다. 수십조원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대우조선은 대규모 국민혈세를 투입해야 회생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도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채권단 지원이 병행돼야 중환자실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대통령은 신속한 구조조정만이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13일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스웨덴 말뫼의 눈물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스웨덴 조선업체 코쿰스사는 90년대 경쟁력 약화와 불황, 수주급감으로 대형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매각했다. 이를 말뫼의 눈물이라고 한다.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도 수주급감과 부채증가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다.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은 한국경제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지금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우리 조선 해운도 말뫼의 눈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는 위기를 맞고 있다. 내수도 위축돼 있다. 자영업자들은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청년 실업자들은 거리에 넘쳐나고 있다. 경기는 살얼음판이다.


오죽하면 한국은행이 최근 금리를 사성 최저 수준인 1.25%로 인하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했겠는가? 박근혜정부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신성장 동력 육성, 규제프리존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와 투자확대, 일자리 창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은 3%대는커녕 2%에 머물 것으로 우려된다.


검찰의 롯데수사를 보면 한국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롯데를 초토화시키면, 재계가 잔뜩 움추러든다. 이미 효성 CJ 오너들도 검찰수사와 재판을 통해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글로벌 그룹 총수들이 수사와 재판에 쫓겨 인수합병과 투자, 신성장동력 찾기등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은 롯그룹에 대한 군사작전식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 구체적인 범죄의혹이 있는 대상과 인물만 특정해서 수사를 하면 된다. 지금처럼 전방위 수사를 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아야만 수사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롯데그룹 오너와 계열사 경영진의 비리혐의는 기소할 때까지 언론에 흘리는 것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범죄혐의가 확정될 때까지는 롯데그룹의 경영차질을 최소화해야 한다. 조중동에 매일 흘려주기식 비리혐의 리스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조중동도 현재의 광란식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 검찰이 흘려주는 것에 혹해 롯데를 만신창이로 만드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일선 기자들이야 특종 경쟁심에서 무차별적으로 기사를 쓸 수 있다. 사회부 데스크와 국장은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일선기자들이 기사를 물어온다고 모두가 기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롯데로부터 가장 많은 광고협찬을 받고 있는 조중동이 정작 롯데가 가장 어려울 때 하이에나처럼 물어뜯지 못해 안달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 기업인에 대한 수사는 다르다. 정치인이야 국민세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공인이다. 언론에서 얼마든지 파헤칠 수 있다. 기업과 기업인은 다르다. 한국경제를 주도하는 대기업들은 안방기업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이다. 롯데도 글로벌 관광 쇼잉 유통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동남아 등에서 미국 일본 유럽의 골리앗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시대를 넘어 4000만명시대를 견인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잠실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요우커 등 외국인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예정이다.


검찰은 롯데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하되, 먼지털이 곁가지 수사를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그룹의 중요경영 계획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배려해야 한다. 호텔롯데 상장은 벌써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물건너갔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중요한 전기가 되고 있다. 형제간 분쟁이후 정부, 정치권, 투자자, 언론의 요구를 수렴해서 이뤄지는 행위다. 지배구조 개선과 리더십 안정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작업이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기업 인수합병도 계획대로 이뤄지도록 배려해야 한다. 적어도 검찰이 고추가루를 뿌렸다는 인식은 주지 말아야 한다.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가 결과적으로 롯데의 국내외경영에 심각한 차질을 준다면, 주주, 투자자, 채권단, 하청업체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된다. 주주중에는 소액주주가 많다. 개미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강압수사는 신중해야 한다.


롯데수사가 장기화하면서 그룹의 대외신인도가 추락하게 만드는 것도 피해야 한다. 검찰이 롯데수사를 통해 선진화한 수사의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