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금리 인하 등 투자자 몰려 단기 가격상승"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강남 재건축발 분양단지의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전매제한이 풀린 단지들의 분양권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십대 1의 경쟁률로 청약경쟁이 치열했던 서초 래미안 에스티지와 송파 헬링오시티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이달부터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수천만원대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 중이다.

특히 재건축  분양권 프리미엄은 앞으로 분양예정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를 견인, 고가 행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재건축 아파트의 거품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 지난해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해제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전매제한이 풀린 단지 가운데 지난해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서초 래미안 에스티지S'(56.28대 1)는 분양 당시 3.3㎡당 평균 3850만원이었다. 

계약한 지 6개월이 경과,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최근 실거래가는 전용 84㎡기준 최대 6000만원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었다. 

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최대 규모인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34.46대 1) 역시 전매제한 해제를 앞두고 5000만원 가까이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더욱이 재건축 전용 39·59㎡ 등 주택형은 최근 소형아파트 선호 현상과 맞물리면서 로얄층 기준 최고 7000만원이 붙은 분양권도 나온다. 

잠실 인근 S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분양당시에도 소형 주택의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 가까이로 가장 비쌌다"며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 등으로 떨어지면서 임대수요가 겹쳐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31.56대 1),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12.32대 1)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도 평균 5000만원에 가까운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었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해제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달리면서 분양예정인 재건축단지의 분양가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 등 민간 분양에 제어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다음달 분양 예정인 현대건설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500만원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 로얄층의 경우에는 5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투기성 기류에 휩쓸려 섣불리 재건축 청약시장이나 분양권 매매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개포동 N공인중개사 대표는 그는 "현재 분양권 프리미엄이 합당한 가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서초 래미안 에스티지S의 경우에 언론 등 보도에서 1억5000만~2억원을 호가할 것이라 부추기지만 실거래가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잠실주공 인근 B부동산 관계자도 "가락시영을 비롯해, 둔촌주공, 고덕지구 등 재건축이 완료돼 입주가 진행되면 역전세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당장의 이익을 보고 달려들기 보다는 다가올 입주대란을 내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현 EH 경매연구소 대표는 "금리가 인하되면서 분양시장 등에 현금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며 "분양시장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근 단지들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의 분양가가 고분양가 책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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