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스태들러(33·미국)'마스터스 사나이' 부바 왓슨(36·미국)의 벽을 넘어 생애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에 섰다.

스태들러는 3(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71·7,216야드)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지니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2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프로로 전향해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와 PGA 투어를 오간 스태들러는 12년 무관의 설움을 떨치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239경기 만에 맛본 첫 정상이었다.
 
우승 상금 1116,000달러(12억원)을 챙긴 스태들러는 2015~2016시즌까지 PGA 투어에서 뛸 수 있는 풀시드를 확보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굵직한 대회 출전권도 얻었다.
 
왓슨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일을 출발한 스태들러는 버디 5개와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왓슨이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한 사이 타수를 줄여 1타 차 역전 우승을 이끌어 냈다.
 
스태들러는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8야드의 장타를 앞세워 홀을 적극 공략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7%에 그쳤지만 77%를 웃도는 그린 적중률로 만회했다.
 
1~3번홀 연속 버디로 우승 경쟁에 불씨를 당긴 스태들러는 9번홀에서 버디를 보태 전반라운드를 보기 없이 4타를 줄인 채 마쳤다.
 
스태들러는 11번홀(4)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흔들리기도 했다.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끝에 3타 만에 그린 위에 올라왔지만 퍼트가 흔들려 순식간에 2타를 까먹었다.
 
나머지 홀을 파로 잘 막으며 기회를 엿보던 스태들러는 17번홀(4)에서 1타를 줄이며 우승 가능성을 키웠다. 앞서 가던 왓슨이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승부는 마지막 18번홀(4)에서 가려졌다. 스태들러는 안정된 티샷과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홀을 공략했다. 세 번째 샷을 깃대 2m 부근에 붙이며 우승을 눈 앞에 뒀다.
 
그러나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넣지 못해 연장전에 끌려갈 위기에 놓였다. 우승의 키는 마지막 파 퍼트를 남겨둔 왓슨이 쥐고 있었다. 넣으면 연장, 실패하면 스태들러의 우승이었다.
 
결국 행운의 여신은 스태들러의 편이었다. 왓슨이 1m 남짓 파 퍼트를 놓쳐 우승은 스태들러에게 돌아갔다.
 
2012년 마스터스 이후 2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왓슨은 정상 문턱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 공동 2위에 그쳤다. 연장으로 갈 수 있었지만 마지막 홀에서의 파 퍼트가 홀컵을 외면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에는 케빈 나(31·한국명 나상욱·타이틀리스트)가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2타를 줄인 케빈 나는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근 상승세에 있던 '코리안 탱크' 최경주(44·SK텔레콤)는 타수 변화 없이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 공동 42위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오버파 285타를 기록한 배상문(28·캘러웨이)은 공동 61,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로 나섰던 양용은(42·KB금융그룹)은 뒷심 부족으로 공동 69(최종합계 3오버파 287)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시즌부터 PGA 투어 풀시드를 얻은 일본 골프의 기대주 마쓰야마 히데키(22)는 선전 끝에 공동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적어냈다.
 
2013~2014시즌 개막전인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마쓰야마는 계속 해서 좋은 성적을 내며 남은 투어에 대한 기대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