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박태환을 제2의 안현수로 만든다.”

국민의 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최근 박태환 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것에 대해 대한체육회를 비판했다.

박 선수의 출전여부를 둘러싼 여론은 팽팽하다. 모 여론조사업체가 2개월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박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쪽이 출전을 불허해야 한다는 것보다 많았다. 일반 국민들은 약물복용의 문제점보다 박선수에 더욱 동정적인 것 같다.

네티즌들은 중국 수영선수 쑨양과 박 선수를 비교하기도 한다. 쑨양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도핑이 걸려 상당기간 국제대회 출전이 제한됐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박 선수 동정론을 펼치는 것도 일부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 특유의 정치적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안현수는 쇼트트랙 선수로 소치동계올림픽 예선전에서 국가 대표 선수로 선발되지 못하자, 러시아로 귀화했다. 

   
▲ 박태환 공식홈페이지

안 선수는 러시아 국기를 달고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국민들은 그가 시상대에서 러시아 국기가 올라갈 때 러시아 국가를 부르는 것을 보고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쇼트트랙계의 고질적인 파벌과 이기주의에 희생된 안 선수를 보면서 국민들은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 선수에 대한 정부와 대한체육회, 도핑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약물복용선수의 올림픽 출전은 불가하다는 논리다. 도핑전문가인 김한겸 고려대 의대교수는 강하게 박 선수의 출전을 허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약물복용은 스포츠 정신을 크게 훼손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어린 선수에 대한 교육적 측면에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다. 무관용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것도 내세운다.

김 교수는 일각에서 박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동정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주무부처인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도 완강하다. 약물복용이 있는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정부내 최고위층은 박선수에게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체부는 이에대해 출전기회 부여시의 문제점을 강조하며 출전불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에게는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이 박 선수에 대해 동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도 맣다. 박 선수는 안현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쇼트트랙분야는 파벌이 문제였지만, 박 선수는 금지약물 복용이 문제가 된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값싼 동정론에 함몰돼 도핑의 문제를 간과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한편 박태환 선수는 지난 16일 대한체육회가 국가대표 선발에서 그를 배제하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중재 재개를 요청했다. 박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 여부는 당분간 여론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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