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중계하듯 추측성 찌라시 난무…남자는 실명? 여자는 이니셜만 공개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박유천 성폭행·고소여성 무고죄…저널리즘 이중 잣대

남자연예인이 60만 원 주고 성매매하면 박유천으로 내걸린다. 여자연예인이 1500만 원을 받고 성매매하면 C양으로 적힌다. 언론에서 다루는 우리나라 남성들의 인권 현실이다.

현재까지 박유천과 관련해 밝혀진 사실은 이렇다. (한명이 취하했지만) 일주일 사이 4명이 박유천을 성폭행 혐의로 연달아 고소했다. 넷 모두 유흥업소에서 만남이 이루어졌으며, 이들 모두 화장실 공간이라는 공통분모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밤 사이에는 첫 고소여성의 속옷에서 남성 DNA가 검출된 상태다. 박유천과의 일치 여부는 경찰이 현재 대조작업 중에 있다. 경찰은 고소여성들과 박유천 간의 술자리 동석자들을 소환 조사했고, 유흥업소 장부 확보 후 성폭행 혐의에 대한 조직적 배후의 존재 여부를 수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유천 사건을 보면 여성과 남성에 대한 언론의 이중 잣대가 여실히 드러난다. 경마 상황을 중계하듯이 인터넷 상에는 온통 박유천과 관련한 수사내역 실황과 추측성 찌라시가 난무한다. 여성연예인은 A양 B양 C양으로 밝혀지지만 남성연예인에 대해서는 이병헌, 유상무, 박유천 등 실명만이 거론된다.

이번 박유천 사건만 해도 그렇다. 유흥주점 여종업원은 돈을 받고 윤락서비스를 제공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성매매 여성에게 성적 자기결정권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CCTV 없는 화장실이라는 공간에서(이 또한 사실로 확인된 건 아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박유천과 고소여성 등 당사자들만 아는 문제다. 둘 사이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화장실이라는 공간은 엄연히 개인 취향의 영역이다. 

   
▲ 박유천의 성폭행 혐의는 밝혀진 것 하나 없는 오리무중이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들과 결백하다고 밝힌 박유천 중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모른다./사진=소속사 홈페이지 캡처


박유천 피소 혐의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는 가관이다. 연달아 피소된 당사자 실명은 물론, 그의 과거 모든 언행을 끄집어내 기사화한다. 스타가 되기 전 만났던 전 여자친구의 추측성 발언까지 여과 없이 보도한다. 황색 저널리즘의 끝판왕이다.

성매매 여성의 진술과 정황만 갖고 아무런 증거 없이 박유천을 성폭행으로 판단한다면, 전국 모든 성매매 업소에 출입했던 수백만 남성들은 뒤통수가 서늘할 것이다. 엄연히 돈으로 샀던 건데 성매매 여성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경찰조사는 한참 진행 중이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현미경을 손에 쥔 여성의 시각에서 중계하고 박유천을 몰아가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윤락산업 종사 여성 수는 70~100만 명에 이른다. 정부 당국에서 불법으로 규정한 성매매이지만 전국에서는 오늘도 수십만 건 이상의 성매매가 일어난다. 거래는 교환이다. 상호 호혜적이다. 거래 전 이를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 넘쳐나는 각종 게시글과 댓글들은 성매매 여성 상당수가 부를 축적하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성매매에 나섰음을 반증한다. 전국 각지 유흥업소나 오피스텔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성매매는 엄연히 금전적인 이유로 일어나는 것이다.

박유천은 상대 여성 3명을 무고죄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사실관계가 밝혀진 게 없는 성폭행 혐의에 불과하지만 박유천은 향후 연예계 활동이 불투명할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황색 저널리즘의 치명타를 입은 상태다. 박유천과 고소여성들에게는 성폭행과 성매매 사이, 혐의 입증과 무고죄라는 갈림길이 있다. 결론은 오리무중이다. 분명한 건 하나다. 성추문 사건이 터지면 남자 연예인들의 이름은 바로 공개됐고 여자 연예인은 이니셜만 공개됐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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