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복당 군사작전 강압 처리, 정권재창출에 힘모아야
김희옥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19일 진통 끝에 당무에 복귀했다. 무척 씁쓸하다.

4.13 총선참패 이후 난파선 같은 새누리당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김희옥 위원장은 비대위의 유승민 복당 문제로 심각한 상처를 겪었다. 평생 법조인과 대학총장의 삶을 살아온 김위원장으로선 비대위원들의 거친 언사와 반강압적인 분위기에 적지않은 실망감을 가졌을 것으로 사료된다.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아온 그로선 정치권의 계파갈등과 배타적인 분위기가 새삼 지진같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가 유승민과 윤상현 안상수 강길부 등의 복당 결정 후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한 것은 비대위의 행태를 돌아보게 한다. 그의 고뇌와 불만이 얼마나 컸는지를 반증케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당내 화합과 혁신을 위한 구원투수로 모셔온 김 위원장을 핫바지 취급해도 되는지에 대해 철저한 반성을 해야 한다. 정진석 원내대표의 부적절한 발언과 권성동 사무총장의 강압적인 표결유도 등은 부적절했다. 정진석 원내대표의 이중적이고, 아리송한 행보는 향후 새누리당의 혁신과 단합, 화합, 소통에 적지않은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정 대표는 비대위의 표결과정에서 복당문제를 연기하는 것은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문제되자, 그는 뒤늦게 김 위원장에게 부랴부랴 사과했다. 당무에 복귀한 김 위원장 앞에서 머리숙여 사과하는 정 대표의 모습은 만시지탄이지만, 병주고 약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커피숍에서 지난 16일 유승민 의원 등 복당 표결 과정에서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려고 찾아온 정진석 원내대표가 고개를 숙인 동안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 대표는 내년 대선까지 집권 여당의 갈등을 추스르고, 과감한 혁신을 통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해야 한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사분오열된 당을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한 목표로 묶어내야 한다. 그런 비전과 리더십, 결단이 없으면 일찌감치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지금의 정 대표 행보를 보면 충청도 특유의 오락가락, 알쏭달쏭으로 점철돼 있다. 박근혜 정부의 개혁정책과 경제활성화 정책의 성공을 위한 공조와 노력도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여소야대라고 해도, 여당 원내대표는 국민과 국가경제, 튼튼한 안보를 위한 입법활동과 혁신정치를 강화해야 한다. 정 대표에게는 그런 비전과 리더십이 아직은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

권성동 사무총장도 자중자애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오죽하면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지 성찰해야 한다. 비박계 사무총장이라고, 친박계 입장을 배제하는 것이 온당한지 살펴봐야 한다. 혁신을 이끌 김 위원장을 몰아부쳐서 얻을 게 무엇인지 반성해야 한다. 강팎한 정치, 오만한 계파정치는 미래가 없다. 당의 단합만 깰 뿐이다. 권 사무총장은 비박계만의 사무총장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진정으로 따르는 의원들을 비롯해 새누리당의 전체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

권총장은 유승민 복당문제를 군사작전 벌이듯 해야 했는지에 대해 보수지지 세력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진정성을 갖고 설명해야 한다.

유승민 의원은 4.13총선 참패의 최대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다. 집권여당의 리더인 박근혜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방해하고, 야당과 짬짜미해서 대통령의 행정입법권을 무력화시키려 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들을 '알라'라고 폄훼했다. 보수의 본류인 시장경제와 자율 창의 자조에 어긋나는 좌파식 경제철학과 정책을 주장했다.

유승민의 반시장적, 반기업적 따뜻한 보수는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 경제포퓰리즘, 더민주가 주장하는 좌파식 경제민주화에 불과하다. 따듯한 보수가 아닌, 강팎한 좌파철학에 더 가깝다. 총선 공천과정에서 새누리당에 끝까지 부담을 주고, 당과 청와대를 비난한 그가 복당하는 것에 대해선 일정한 절차와 사과가 필요했다.

권 총장은 유승민 복당을 일사천리, 그것도 강압적인 분위기속에서 결정한 것은 매우 성급했다. 심각한 갈등요인이다. 유 의원 복당은 전체 여권단합과 정권재창출에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그가 복당할 경우 당과 청와대, 보수지지자들에게 최소한의 예의와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유승민은 복당이 결정되자마자 개선장군으로 돌아온 것처럼 행태를 보였다. 권 총장과 정진석 원내대표는 앞으로 비대위에서 당의 단합과 화합, 소통을 위해 진력해야 한다. 김희옥 위원장을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취급해선 안된다.

김희옥 위원장을 영입했으면 합당한 권위와 예우를 해줘야 한다. 기강과 영이 서게 해야 한다. 당의 개혁을 실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개혁과 서비스산업발전법안 등 경제활성화법안의 본회의 통과에 힘을 합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혁신과 기득권 내려놓기, 박근혜 정부의 개혁 뒷받침, 정권재창출을 위한 지지세력 규합과 외연확장 등에 촌음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