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경 기자]메모리 반도체 D램의 가격 하락세가 마침내 멈춰섰다.

20일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D램 제품인 'DDR3 512x8 칩'의 6월 6일 기준 현물가격(spot price)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반전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현물가격은 3분기 D램 계약가격(contract price)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3분기에는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14년 말부터 장장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기 시작할 것으로 D램익스체인지는 내다봤다.

5월 기준 DDR4의 평균판매단가는 1.31달러, DDR3는 1.25달러로 각각 최저점을 찍었다.

D램 가격 하락에 따라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도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39억7200만 달러로 전 분기(47억6200만 달러)보다 16.6% 감소했고, SK하이닉스도 1분기 D램 매출이 23억1700만 달러에 그쳐 전 분기(28억6500만 달러)보다 19.2%나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더한 D램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 합계는 한국이 74.4%로 미국(18.8%), 대만(6.8%)을 여전히 크게 압도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3분기부터 D램 가격이 상승세로 반전하면 주력 업체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가격 상승세 반전은 수요시장(엔드마켓)에서 PC 생산량 회복,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출하량 증가, 애플의 아이폰 신작 출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애플 아이폰7·7플러스는 램 용량(2GB, 3GB)을 늘리면서 모바일 D램 수요를 자극할 전망이다. 아울러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비트(bit) 성장률(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을 데이터양 기본단위인 비트로 환산한 비율)이 25%에서 23%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 회복 전망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게다가 주요 D램 업체들이 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량을 늘리는 미세공정 전환이나 라인(설비) 투자에서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D램 가격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산맥'인 낸드플래시(NAND Flash) 가격도 2분기부터 급격한 하락을 멈추고 안정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포럼(Compuforum)에서 낸드플래시 가격이 아이폰 수요와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수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수요 등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아이폰이 낸드플래시 수요를 약 3%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고,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eMMC(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 수요도 약 36%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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