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일은 없었다. 그동안 증권사 정보지(일명 찌라시)와 영화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지던 배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이 부적절한 관계를 21일 한 매체가 보도했다.

두 사람의 불륜설이 터지면서 사랑에 빠진 여배우와 감독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독에게 여배우는 뮤즈(Muse)이기도 한 까닭에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계에서는 심심찮은 일이다. 동시에 세간을 놀라게 하는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감독-여배우 부부의 1세대는 신상옥-최은희, 홍성기-김지미 커플이다. 홍성기 감독은 스무살 때 감독으로 데뷔했고 김지미는 길거리 캐스팅의 원조다. 홍성기 감독과 결혼할 당시 김지미는 열아홉이었다.

홍성기 감독은 1958년 김지미를 주연으로 한 멜로드라마 '별아 내 가슴에'로 한국 영화 최고의 흥행과 함께 최장기 개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리며 신데렐라도 등극한 김지미는 이후 최무룡과 스캔들이 터지고 홍성기 감독과의 결혼 생활은 4년 만에 끝이 난다.

여배우-감독 커플로 흔히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사람은 고 신상옥과 최은희부부다. 초혼이었던 신상옥(1926~2006) 감독은 영화계에 데뷔 초기에 촬영감독과 결혼한 적이 있었던 최은희(1926~)와 1953년 결혼했다. 신상옥·최은희 부부는 북한에 피랍되는 운명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1989년 북한을 탈출한 신상옥-최은희 부부는 미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해 8년 만에 자유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사진='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스틸컷.

천재감독으로 불렸던 감독 이만희(1931~1975)은 1974년 '태양을 닮은 소녀'를 만들며 주연배우를 오디션으로 뽑았다. 당시 오디션에 참가했던 고교생 탤런트 문숙에 이만희 감독은 빠져들었다. 그때 이만희 감독은 아이 셋을 둔 이혼남이었지만 운명적인 사랑 앞에 23년의 나이 차와 가정도 장애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감독 이만희와 배우 문숙이 함께 살았던 시간은 1년여 짧은 세월이었다.

임권택감독과 그의 부인 채령(61)도 감독과 여배우로 만나 부부가 됐다. 임권택 감독은 1962년부터 감독으로 활동하다 1970년 MBC탤런트 3기로 연기생활을 한 채령을 만난다. 이후 임 감독은 '요검'이란 영화에 채령을 발탁했고 연이어 4작품에 출연한다. 열일곱 살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후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 8년 만인 1979년 결혼에 골인했다.

한·중 커플로는 영화 '만추'로 만나 결혼에 골인해 큰 화제를 모았던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가 있다.  김태용 감독의 데뷔작은 1999년 '여고괴담 2'다. 이후 주목을 받지 못하다 2006년작 '가족의 탄생'을 통해 비로소 눈에 띄기 시작했다. 2011년 탕웨이를 출연시킨 '만추'로 김 감독은 큰 관심을 받았고 결국 탕웨이와 결혼에까지 이르렀다.

가장 최근에 결혼한 여배우-감독 커플은 문소리와 장준환 감독이 있다.

외국에서도 여배우-감독 부부는 흔하다. '무방비 도시'로 유명한 로베르토 로셀리니(1906~1977) 감독은 여배우와 결혼·이혼으로 많은 화제를 뿌렸다. 여배우 안나 마냐니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그와 차례로 결혼생활을 했다.

스필버그 감독도 '인디애나 존스'의 여주인공 케이트 캡쇼와 1991년 두 번째 결혼을 해 자녀 다섯을 낳았다.

'제5원소'로 유명한 밀라 요보비치(1975~)도 있다. 요보비치는 뤽 베송 감독과 이혼한 후 폴 앤더슨 감독과 사랑에 빠졌고 2009년 결혼했다.

한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시작으로 수 편의 작품을 같이 해오던 사이였다. 1985년 결혼한 홍상수 감독은 대학생 딸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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