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일반은행들이 5개 취약업종 여신 부실에 대비해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 규모가 16조원에 달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2일 11개 일반은행이 조선·해운·건설·철강·석유화학 등 5대 취약업종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져) 부실에 대비해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 규모가 15조8천288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우리·신한·하나 씨티·SC·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 등 11개 일반은행 몫만 계산한 것으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 등 국책은행과 특수은행은 제외한 수치이다.

김 연구원은 "11개 일반은행이 쌓아야 하는 충당금은 설정비율을 조선·해운은 전체 익스포져의 50%, 건설·철강·석유화학은 20%로 각각 보수적으로 설정한 결과"라며 "추가 충당금 규모는 이들 은행의 최근 3년 평균 당기순이익 5조635억원의 3배를 웃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영향으로 이들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평균 14.85%에서 12.85%로 2%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기업이 부실해져 여신을 돌려받지 못하고 떼일 것에 대비해 미리 계정을 만들어 충당금을 쌓아둔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바젤3 시행으로 완충자본 등 자본비율을 지속해서 높여야 하는 은행 입장에선 부담이지만, 시장에서 우려한 정도로 과도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들이 2019년까지 달성해야 할 필요자본비율이 완충자본 2.5%를 포함해 10.5%라는 점을 고려하면 BIS비율이 12.85%로 떨어져도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은행들은 그때까지 이익잉여금을 통한 내부유보로 자본비율을 만회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은행의 수익성 지표와 같은 동태적 측면은 불확실성이 있다"며 "은행들은 금리 인하 추세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 충당금 적립 부담 등으로 수익 전망이 밝지 않아 은행채 발행 등에 부진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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