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스릴러가 찾아온다.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이 바로 그 주인공. 특히 이 작품은 충무로 대표 명배우들의 향연이라고 볼 수 있기에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안성기, 조진웅, 한예리를 비롯해 손현주까지 합세해 '믿고 보는 배우'들의 진면목을 드러낸 것. '사냥'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냥'할 수 있을까.  
     
'사냥' 언론시사회가 23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가운데 이우철 감독과 배우 안성기, 조진웅, 한예리, 권율이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속 카리스마 넘치는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배우들인 바 현장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안성기는 이날 출연 소감에 대해 “열심히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작품이 완성돼 가는 과정 속에서 고통보다 즐거움이 더 컸다”고 배우로서의 열의와 신념을 드러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극 중 산을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장면을 찍었기에 더욱 여운을 남긴 한 마디였다.

그는 '사냥'의 촬영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에 대해 "비 속에서 싸우는 장면이었다"라며 "스태프들이 미리 조명에 방수효과를 준비해 설치해놨다. 3일 정도 비가 오는 와중에도 촬영을 잘 마칠수 있었다. 비오는 효과가 정말 일품이다"라고 스태프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이는 그의 훈훈한 미소가 결국 따듯한 마음에서 비롯됐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

안성기는 이번 작품에서 총기를 다루는 모습 등 다채로운 연기로 색다른 면모를 선보였다. 그래서일까. 그는 "오늘은 입이 마르면서 두근두근했다. 오랜만에 그런 느낌을 받았다"며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노력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다"고 털어놓을 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중견 배우의 '열정'이란 영화팬들에게 더욱 감동을 자아낼 수 있다. 최선을 다한 진심이 느껴지기에 그렇다.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가 하면 조진웅은 작품 속 쌍둥이 역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준비 과정은 어땠을까. 그는 "쌍둥이 역이기에 동근은 산 안에서 쫓는 자이고 명근은 산 밖에서 조망하는 역이다"라며 "그래서 그 지점을 가장 큰 차이로 생각했다. 분장이나 헤어 처럼 기술적으로 도움을 받은 것도 있다"라고 얘기했다.

뿐만 아니라 조진웅은 출연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이유를 알고 싶었다"며 "사실 동근이나 명근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서 배역을 맡진 않았다. 산이란 공간이 인물을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그게 궁금했다. 그 이유를 좇고 싶어서 이 작업에 참여했다"라고 배우로서의 신념이 느껴지는 진중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엽사, 산꾼 일색인 '사냥'에서 유일하게 정장 패션으로 출연한 권율. 그는 이에 대해 “사실 구두와 정장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라고 고충을 말하면서 “구두를 신고 다니다보니 밤마다 발이 아팠다. 때로는 구두가 얼기도 하고 발도 부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냇다.

권율은 또 “산이다보니 밤에 추운데 정장은 원래 ‘수트빨’ 아니겠나. 그래서 보온과 ‘수트빨’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후자를 지키기 위해 몸으로 고생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 속 캐릭터의 권율과 실제 유쾌한 그의 모습이 얼마만큼 일치하고 일치하지 않을지도 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인 셈.

약 10년 만에 장편 영화를 꺼내든 이우철 감독은 “원래 18세 이용가를 받았지만 20초 정도 삭제해 15세를 받게 됐다”며 "고민을 많이 했다. 수위를 낮추면서 이 영화가 가진 흐름과 정서를 해치지 않을 수 있는 방법 등이 그랬다"며 "둘 다 서너 번 봐야 이해할 정도로 디테일한 장면들이기에 전체 흐름의 맥은 건드리지 않아 다행이었다”라고 안도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사냥'은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사냥꾼 기성의 목숨을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담아낸 작품이다. 29일 개봉
[미디어펜=정재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