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단기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혹시 수혜주가 있을지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존의 유로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영국 입장에서는 자국 화폐의 가치가 폭락하면 유동성위기에 빠질 걱정에 다른 나라에 흘러간 자금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 이난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10% 이상 폭락하면서 198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 공포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영국계 자금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주식 36조477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외국인 상장주식 보유액(433조9600억원)의 8.4%로 미국계(172조82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증시에서 영국계 자금이 유출된다면 외국인 비중이 높은 대형주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달러와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의 고공행진에 따른 수혜주가 있을지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엔화 환율은 영국의 브렉시트가 확정된 24일 장중 달러당 100엔선이 무너지는 등 엔고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엔고로 인해 수혜를 입을 대표적 종목은 자동차주다.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자동차업체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지난달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엔화 환율이 달러당 110엔선만 되도 일본 주요 7개 자동차사 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8000억엔이나 줄었다. 하지만 현대차의 주가를 놓고 보면 아베노믹스로 엔화 환율이 125엔선까지 급등했던 지난해 6~7월과 엔고 현상을 보이고 있는 현재의 주가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엔화 환율만으로 자동차주의 주가가 좌지우지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동남아 등 해외에서 일본업체와 경쟁하고 있는 철강관련 종목 역시 엔고의 수혜주로 꼽힌다. 철강업종 역시 중국의 생산량에 따라 업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역시 엔고만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엔고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관광, 카지노 업종 등의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호텔과 면세점, 관광 관련 종목도 일본인 관광객 증가로 인해 매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올 2~4월까지 전년 대비 꾸준히 증가하던 일본일 관광객은 5월에 17만8735명으로 작년 5월(18만8420명)보다 5.1% 감소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고 현상으로 일본쪽 매출 비중이 높은 와이지엔터나 에스엠 그리고 카지노업체인 GKL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로 인해 국내증시가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어서 수혜주 찾기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계 자금이 대형주 위주로 무차별적으로 빠지는 시스템 리스크 상황에서 엔고 수혜주의 주가는 오를 수 있다는 건 말장난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브렉시트로 인해 수혜를 입을 종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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