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인납치 지시...탈북자 100명 체포령·모든 중국전화 도청중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식당인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한 이후 격노한 김정은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보복테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중국 내 북한식당에 접대용 방을 따로 마련해서 유인해 마취시키고 납치하려 한다는 전언도 나왔다.

김정은은 또 ‘탈북자 100명 체포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 명령에는 엘리트층 탈북자를 유인하라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를 위해 북중 접경도시에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을 대거 파견, 이 작전을 정찰총국이 직접 지휘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대남 보복테러를 지시했다”며 “북중 접경도시에서 한국인을 납치하고, 탈북자를 체포하는 보복테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특히 김정은은 이번 테러작전을 대남 공작기관인 정찰총국이 지휘하도록 했다”며 “정보기관인 보위부라도 독자적 행동을 하지 말고 정찰총국과 면밀히 협의해서 작전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북중 접경도시에서 적극적으로 탈북자를 체포하는 것은 물론 엘리트층 탈북자를 유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면서 “이 때문에 지금 북한 전역에서 중국전화는 무조건 도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올해 초 탈북자 단속강화 명령을 지시한 데다 지난 4월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북 이후 남한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작전이 더해졌다. 여기에 엘리트층 탈북자를 목표로 하는 유인지시까지 나왔다. 소식통은 “이번 김정은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모든 무역기관에서 충당하도록 각각의 할당금까지 내렸다고 하니 김정은이 이번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100명 체포령에 따라 북중 접경지역에서 무작위로 탈북자가 검거되고 엘리트층 탈북자를 수소문해 유인하기 위해 북한 전역에서 사용되는 중국전화 전부를 북한 당국이 도청하고 있다고 한다. 탈북자들이 북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통화하는 내역을 파악해 필요한 곳에 보위부를 파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식당인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한 이후 격노한 김정은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보복테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4월 초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식당에서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북해 입북하는 모습./사진=통일부 제공

특히 엘리트층 탈북자들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과오는 묻지 말고 앞으로 조국을 위해 충성하면 용서해준다는 약속을 내렸다’고 하니 김정일시대 방관해오던 탈북자 문제에 김정은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분명해보인다. 

하지만 북한당국의 탈북자 정책이 바뀐 것은 아닐 것이라는 판단이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포섭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탈북자에 대해서는 유인 과정에서 지난 과오를 문제삼지 않는다는 김정은의 약속을 전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하지만 이런 유인책을 믿고 북한으로 돌아간 탈북자는 지난 사례처럼 갖가지 불이익을 주고 결국 낙오되는 수순을 예외없이 밟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한국인에 대한 테러 지시와 관련해서는 앞서 국내 한 방송이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집단탈북 사건에 격노해 북한식당의 한국인 단골 고객들을 상대로 보복테러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서 대북소식통은 “안면이 있는 종업원들을 동원해 현지 한인회 인사나 대북 무역업자 등 북한과 접촉이 많은 우리 국민을 방으로 유도해 마취제로 실신시킨 뒤 북한으로 납치하거나 테러를 가하려고 준비 중이라고”고 전했다. 

지난 4월 중국 길림성 장백현에 있는 장백교회에서 선교활동을 해온 한충렬 목사가 피살된 사실도 소식통에 의해 이번에 확인됐다. 게다가 김정은이 남한 정치인 포섭도 지시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김정은이 ‘통진당 해산 이후 손실이 크다’고 말하면서 ‘여야 가리지 말고 남한 정치권에서 북한 입장을 옹호해줄 인사를 포섭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광진 연구위원도 23일 학술세미나에서 “지난 2011년 김창환 선교사 암살이나 2013년 김정욱 선교사 유인 납치처럼 한충렬 목사 암살도 북한 보위부의 소행”이라며 “최근 들어 북한은 국내, 중국 등지에서 반북활동 하는 탈북민, 선교사에 대한 납치와 암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의 대남테러 지시에 관한 언론 보도의 사실 확인 요청에 “공식적으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확인 중에 있고, 이러한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지난번에 외교부에서도 관광 관계자들을 불러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앞서 북중 접경지역 등 해외에서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한 북한의 테러와 납치 가능성을 인정하며 여행객들의 신변안전을 강조한 바 있다. 외교부는 5월16일 10여개 국내 주요 여행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에 비춰볼 때 해외, 특히 백두산을 비롯한 북중 접경지역을 방문하고 체류하는 우리 국민에 대한 납치나 테러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해외여행상품을 판매할 때 이런 위험성을 충분히 알라고 위험지역 방문은 자제하도록 안내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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