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팬택이 중저가 스마트폰 ‘IM-100’을 출시하며 스카이 브랜드를 되살렸다. 이에 따라 문지욱 팬택 사장이 스카이의 영광을 다시 한 번 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팬택은 22일 서울 상암동 팬택 R&D(연구개발)센터에서 신제품 설명회를 열고 새 스마트폰 ‘IM-100’을 언론에 공개했다. ‘IM-100’은 2014년 11월 스마트폰 ‘베가팝업노트’ 이후 19개월만의 신제품이자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인수된 이후 첫 제품이다. 제품명은 ‘I am back(내가 돌아왔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스카이 브랜드 뿐 아니라 문 사장에게도 함께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스카이, IM-100'은 절체절명의 경영난을 극복하고 기사회생한 팬택이 1년 7개월 만에 내놓은 제품이다.

'IM-100'은 5.15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퀄컴의 쿼드코어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430'이 탑재됐으며, 2GB램(RAM)이 들어갔다. 배터리 용량은 3000mAh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버전이 적용됐고, 32GB 용량의 내장 메모리와 최대 2TB까지 확장할 수 있는 외장 메모리 슬롯도 갖추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휠키(wheel key). 사용자는 이를 자유자재로 돌려 볼륨을 0단계부터 100단계까지 조정할 수 있고, '원 플레이어' 애플리케이션을 켜 음악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 또 사진 촬영 시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고, 쉽게 화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동영상과 음악 앱에서는 콘텐츠를 초 단위로 정밀하게 탐색할 수도 있다.

기존 스카이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에 따라 단순한 외관이 적용됐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통신사 및 제조사의 로고를 모두 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문 사장은 'IM-100' 공개 행사에서 스카이가 누렸던 옛 영광을 되찾겠다고 호언장담하기보다는 담담한 어조로 컴백 소회를 밝혔다.

그는 "신제품 IM-100은 상처뿐인 영광을 뒤로한 채 생환한 노병도 아니고 불사조처럼 부활한 영웅의 모습도 아니다"라면서 "많은 삶 가운데서 평범하게 함께 하고자 하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경쟁사를 의식하는데 몰두했던 과거를 통렬히 반성한다면서 이제는 삶과 공존하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시장은 컴백 행사장에서 절절한 고백을 통해 팬택에 대한 격려를 끌어낸 데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 마음고생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신작이 성공한다면 그간의 고생을 보상받고 아쉽게 회사를 떠난 직원들과도 재회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에서 배척당한다면 회사는 '통렬한 반성'의 기회를 다시는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어 업체 간 경쟁이 극심한데다, 팬택의 공략 대상인 중저가 단말기 시장의 수익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문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 SK텔레콤 등을 거쳐 2005년부터 11년째 팬택에 몸을 담고 있다. 팬택의 올해 스카이 판매 목표량은 30만대 이상이다.

팬택은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창업한 회사로 한때 3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벤처 신화’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된 경영난으로 2007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이어 2014년에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친 매각 시도가 무산되며 청산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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