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7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투표 이후 새로운 균형에 도달하기까지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상당 기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는 양상이 달라서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급격히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렉시트 관련 금융권역별 대응계획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처럼 밝혔다.

그는 "우리 금융시장도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투표결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이라며 "다만 국내 증시 하락 폭, 외국인 자금 순매도 규모,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 폭 등은 과거의 위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안의 성격, 파급 경로와 시차, 대응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도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급격히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사상 첫 EU 탈퇴 사례인 브렉시트 이슈가 여타 EU 국가의 탈퇴 가능성을 불러일으키는 등 향후 전개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EU 회원국 간 이해관계 조정으로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임 위원장은 "EU 추가 탈퇴, 과도한 실물부문 둔화 등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하기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있고, 금융시장 변동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금융시장이 작은 이슈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브렉시트에 따른 EU 체계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긴 호흡을 갖고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는 한편, 당면한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중심을 확고히 잡고 시장 상황을 치밀하게 분석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고 과감히 시행될 수 있도록, 이미 마련된 위기대응계획의 절차와 내용을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시장안정을 위한 세부대책을 미리 마련해 불안 심리가 일정 수위를 넘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단계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및 외화차입 여건 변화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역별 외화차입금, 대외 익스포져 관련 특이 동향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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