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 일본 향하던 요우커, 한국으로…반사효과 기대
[미디어펜=신진주 기자]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여파로 안전자산인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일본을 향하던 '큰손' 중국인 관광객(요우커)가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엔화가치가 계속 떨어지며 일본과의 요우커 유치 경쟁이 치열했던 면세점 업계는 브렉시트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그동안 엔화가치가 계속 떨어지며 일본과의 요우커 유치 경쟁이 치열했던 면세점 업계는 브렉시트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요우커 깃발부대가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을 찾았다. 미디어펜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면세점 업체는 이번 엔화 강세의 반사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고 현상의 수혜 업종으로 면세 산업이 거론되고 있다. 

브렉시트 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엔화 가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4엔 전반 수준이던 엔화 가치가 브렉시트 결정 직후 한때 1달러에 99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휴일이 지나고 이날 다시 개장한 일본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상승으로 출발했으나 엔화가치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고로 일본 면세시장이 가격적인 면에서 타격을 입게 되면 국내 면세업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해외관광객을 유치한 실적이 일본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엽합회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까지 해외관광객 유치 실적이 일본을 앞섰으나 지난해 일본은 2000만명에 육박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1323만명에 그친 한국을 650만명 차이로 역전했다.

또 지난해 일본은 약 11조원의 관광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나 한국은 약 6조원의 적자를 냈다.

한일 관광실적이 역전된 것은 메르스 발생 영향도 있었지만, 엔저 추세에 따른 환율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도 일본을 찾는 요우커 증가율이 한국을 찾는 요우커에 비해 크게 높을 것으로 전망돼 국내 면세, 관광 업계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었다.  

   
▲ 해외관광객 유치 경쟁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국내 면세점업계는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 여파로 분위기가 급반전 됐다. /요우커들이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미디어펜


해외관광객 유치 경쟁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국내 면세점업계는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 여파로 분위기가 급반전 됐다.  

면세점 시장의 큰손인 요우커는 물론 자국 통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본인 관광객까지 국내 유입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엔고에 따른 국내 면세점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면세점은 상품 가격을 달러화로 표시하고, 일본 면세점은 엔화로 표시하는데 현재 엔-위안 환율이 많이 올라있는 만큼 요우커가 한국에서의 구매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역시 이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면세업계의 고객 90% 상당이 중국을 포함한 외국인이기 때문에 '엔고' 영향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일본은 엔화 강세로 한국 등 경쟁국에 관광객을 빼앗기면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일본 면세업계는 이례적인 세일 계획을 세우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면세업계에선 브렉시트 여파로 면세사업이 수혜 산업으로 분류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경기불황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불황이다, 경제가 힘들다' 해도 해외관광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 않냐"며  "중국 역시 브렉시트 후폭풍으로 경기불황이 온다 해도, 해외여행 수요 여전히 많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관광수요는 심리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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