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말 불거진 신흥국 금융불안에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쳐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수 급락이 믿었던 G2(미국·중국) 경기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며 지수는 당분간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빠르면 이달 말쯤, 늦으면 2분기 초까지 1,9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됐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3.11포인트(1.72%) 내린 1,886.8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9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5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가 급락한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 결정에 따른 유동성 감소와 신흥국 통화 불안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전날 밤 미국의 제조업 지표 등이 예상과 달리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1,900선을 힘없이 내주고 말았다. 미국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1.3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미국 증시의 폭락과 이날 코스피 지수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동반 급락이 회복을 믿었던 미국 경제가 예상과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한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과 중국과는 달리 투자자들은 미국경기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면서 "경기지표의 불안성과 유동성 모멘텀(동력) 감소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무너지면서 실망감이 단번에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당분간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코스피는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위축된 투자심리 역시 좀처럼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기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열악한 환경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에서 봤을 때 올해 1분기 후반이나 2분기 초까지는 크게 호전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 김지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는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추세라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의 하락 국면이 2월 중순이나 말쯤에 마무리되고, 그 후에는 반등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