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증권사 직원들이 거액의 고객 돈을 받아 횡령한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금융감독 당국이 긴급 점검에 나선 가운데, 최소 5~6곳 증권사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강서지점 차장 A씨는 수년간 고객들로부터 20여억원을 받아 운영하다가 최근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객들의 민원이 잇따라 접수되자 자체 조사를 벌여 A씨가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고객들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경찰에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고객 계좌로 돈을 받아 횡령한 것이 아니라 직원이 개인 계좌로 받아 입출금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부적으로 직원을 징계하고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에서도 최근 경기도 부천 지점의 30대 직원이 지인과 동료 직원들로부터 17억여원을 투자 명목으로 받은 뒤 돌려주지 않았다가 검찰에 고소당했다.

대신증권 측은 "해당 직원이 2009년부터 주변에서 돈을 받아 개인적으로 굴리는 등 돌려막기를 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영업 담당 직원들의 고객 돈 횡령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고객 돈 49억원을 횡령해 개인 주식 투자에 쓴 NH투자증권 전 직원 김모씨가 수원지법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금감원은 증권사 직원의 횡령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을 상대로 긴급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감원이 파악하고 있는 횡령사건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돈을 다루는 업무다보니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며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을 포함해 5~6곳 증권사를 조사하고 있다. 검사도 아니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현장조사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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