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 이 아리송한 말은 1964년 배우 김지미와 최무룡이 간통죄로 감옥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헤어지면서 남긴 말이다.

간통죄가 폐지된 지금이라면 이들은 감옥은 커녕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명언(?)도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최근에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도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방송되는 MBC ‘리얼스토리 눈’은 간통죄 폐지 1년여의 변화된 성 풍속도를 들여다본다.

   
▲ 불륜 증거 찾아 삼만리…리얼스토리 눈, 간통죄 폐지 1년이 그후. 사진=MBC '리얼스토리 눈' 캡쳐
헌법재판소는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62년간 존속한 간통죄 처벌 규정인 형법 241조에 대해 지난해 2월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간통죄가 폐지됐지만 아내의 내연남, 남편의 내연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법원은 남편과 아내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속속 나오고 있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을까? 리얼스토리 눈이 그 사연속으로 들어간다.

평소에도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이 부부싸움 후 집을 나갔다. 아내는 집을 나간 남편이 내연녀와 동거를 했다고 주장하며 결혼 8년만에 협의이혼을 했다. 협의이혼 후 아내는 남편의 내연녀에게 3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간통죄 폐지로 아내는 온갖 증거 자료를 모아 불륜 증거를 제시했다.

법원은 아내에게 1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위자료는 고사하고 남편의 내연녀는 되레 항소를 하겠다고 나왔다. SNS에 불륜사실을 퍼뜨렸다며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과연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 줄까?

아래는 리얼스토리 방송 외 또 다른 사례다. 지난해 4월에는 남편이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던 중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우연히 확인했다. 녹화된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누르자 낯선 남성과 통화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블랙박스를 통해 아내의 외도를 확신한 남편은 블랙박스를 통해 그들이 만나기로 약속한 날 아내를 몰래 뒤쫓았다. 아내는 내연남과 승용차를 타고 인천의 한 모텔에 들어갔다.

남편는 아내에게 전화해 바람 피운 것 아니냐고 따졌고 그 사이 내연남은 타고 온 승용차를 호텔 지하주차장에 둔 채 사라졌다. 둘은 올해 초 협의이혼했다. 간통죄가 폐지됐기에 남편은 내연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내연남은 외도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원고인 남편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남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난 부정행위를 호텔 등지에서 시도했다"며 "원고 부부의 공동생활을 위태롭게 한 사실이 인정돼 정신적인 손해에 대해 위자료를 내야 할 책임이 내연남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법원에 접수된 이혼 소송은 3만9372건이니 된다. 간통죄 폐지 이후 불륜 배우자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판결의 평균 보상액은 약 1000만원~15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