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정치 청산, 특권 내려놓기 정치혁신 주도땐 민심 돌아올 것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안철수 대표가 정치권에 출사표를 던진 후 다섯 번째 철수했다.

4.13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대권주자로 올라섰던 국민의당 안 공동대표가 홍보비 불법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대표직을 내려 놓았다. 그는 국민의당이 전국 득표율에선 더민주보다 더 얻어 제2당의 위치를 차지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의석수는 38석으로 제3당이지만, 전국적 득표율을 바탕으로 야당의 대권주자 위상을 확고히 했다.

2011년 9월 박원순 무소속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 양보, 2012년 11월 문재인 후보에게 대선 후보직 양보, 2014년 3월 신당창당 포기 및 민주당과의 합당, 같은 해 7월 재보선 패배에 따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퇴에 이어 또다시 당대표에서 물러났다.

정치는 국리민복을 대의로 내세우지만, 또 한편으론 허업(虛業)이라고 했다. 국민을 위한 비전과 목표를 위해 책임정치를 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숱한 난관과 고난이 점철된다. 그래서 허업이다. 목표가 높을수록 상처도 많이 받는다. 견제와 시기 질투도 많다. 권력게임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정치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단념하고, 포기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비전과 목표 혁신 의지가 강하고, 시대정신을 제대로 포착하면 여의주를 물 수도 있다. 안 대표에겐 지금이 허업의 시기다.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안 대표의 강점은 새정치. 구태를 청산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적 정치를 만들어 가자고 했다. 새누리와 더민주의 패거리 정치, 지역대결 정치에 대해서도 결별하자고 했다. 상식의 정치를 바탕으로 국회특권 내려놓기, 민생정치, 미래먹거리를 고민하는 정치도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영호남 지역대결과 친노 친문, 친박의 양당 패권정치에 식상했던 국민들의 안 대표의 새정치 실험에 박수를 보냈다. 지난 총선에서 힘을 몰아줬다. 더민주의 대주주 문재인과 맞서는 야권 대권주자가 됐다.

   
▲ 안철수 대표가 정치권에 출사표를 던진 후 다섯 번째 철수했다. 안 대표는 이번 기회에 읍참마속을 넘어 더 큰 그림을 그리면 된다. 여야 정치권의 구태정치, 특권에 대해 과감히 포기하고, 혁신을 주도하면 민심은 다시 돌아온다. /사진=연합뉴스

그가 또다시 철수한 것은 총선 과정에서 김수민 의원 등 홍보비와 관련한 3억원 리베이트가 결정타로 작용했다.

특권정치 내려놓기와 구태정치 청산을 외쳐온 그의 트레이드 마크에 김수민 스캔들은 최대 악재다. 입이 열 개라도 국민들에게 할 말이 없게 됐다. 오히려 기존 새누리와 더민주보다 더 심한 구태정치로 국민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불법 리베이트가 터졌을 때만 해도 국민의당에선 "다른 정당도 다 그렇게 한다. 관행이다"며 무슨 대수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강건너 불구경하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상돈 의원과 박지원 원내대표도 검찰수사가 강압적으로 이뤄질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까지 놓았다. 민심과 동떨어진 자기합리화와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다가 더 큰 화를 불렀다.

안 대표로선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었다. 정치혁신을 무기로 내세운 안 대표로선 김수민 스캔들이야말로 자신의 강점과 트레이드마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구태였다. 사안이 불거졌을 당시에 단호한 조치를 취했으면 지금의 위기는 해소할 수 있었다.

안 대표도 박지원 의원과 이상돈 의원 등의 온정주의에 밀려 주춤했다. 그게 화근이었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는데, 국민의당은 정작 대형화재가 난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초기에 읍참마속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홍보비 리베이트문제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사이, 안 대표와 당의 지지율은 추락했다. 민심이 실망하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물(민심)은 배(지도자)를 띄우기도 하지만, 성나면 배를 뒤집기도 한다.

안 대표는 이제 백의종군해야 한다. 대표를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대표직 사퇴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다. 당의 대주주로서 검찰수사를 받은 김수민 박선숙 의원과 구속된 왕주현 사무부총장 문제를 단호히 정리하면 신뢰를 다시 얻는다. 새정치에 대한 자산을 여전히 갖게 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질 수 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단호한 제재와 혁신카드를 내놓으면 된다. 납득할만한 대책을 내놓으면 안철수 현상은 여전히 현재행이자, 미래형이 될 것이다.

안 대표는 이번 기회에 읍참마속을 넘어 더 큰 그림을 그리면 된다. 여야 정치권의 구태정치, 특권에 대해 과감히 포기하고, 혁신하는 것을 주도하면 된다. 불체포특권, 각종 특권 특혜 등을 전수 조사해서 개혁방안을 제시하면 된다.

서영교 더민주 의원과 박인숙 새누리 의원 등에서 드러난 딸과 친인척을 인턴 보좌관, 비서관 등으로 채용해 물의를 빚었다. 가족채용을 금지하는 법안도 적극 발의해야 한다. 마침 정세균 의장과 여야 중진들도 의원특권포기 문제에 대해 발언들을 하고 있다.

차제에 안 대표가 제3당의 이점을 살려 새누리와 더민주간에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면 된다. 국민의 명령을 받든다며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

안 대표는 국회대표 연설에서 제대로 일하는 국회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이 만들어준 제3당의 정치혁명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민생을 챙기라는 민심을 잘 받들겠다고 약속했다.빅데이터 드론 자율주행차 시대에 맞는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의원특권도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약속은 민심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문제에서 꼬리자르기와 제식구 감싸기 행태에 국민들이 실망했을 뿐이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면 된다. 국리민복, 미래먹거리, 특권 포기와 새정치 혁신 등의 화두를 붙잡고 국민과 함께 뚜벅뚜벅 걸어가면 된다. 대한민국 체제를 거스르는 좌편향 이데올로기와 반시장 반기업적 경제민주화에도 매몰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친노와 친문식 강팎한 정치와는 결별해야 할 것이다. 민생과 안보라면 새누리당과도 과감한 협력의 손을 내미는 것도 필요하다. 숙고와 성찰의 시간을 갖고 비전과 목표, 시대정신을 정교하게 다듬으면 기회가 올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국민들은 안철수 현상을 아직도 기대하고 있다. 구태정치, 패거리정치, 발목정치, 선전선동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은 미래를 걱정하고, 민생에 천착하는 새로운 정치리더십을 바라고 있다.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