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황식 전 총리와 정몽준 의원의 빅매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 전 총리와 정 의원 모두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새누리당 안팎에서 이들의 '무대 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김황식 vs 정몽준/뉴시스
 
이들이 출마결심을 확정하고 당내 경선에 나설 경우 전국적인 관심에 흥행몰이가 가능해져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본선 경쟁력을 상당히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 사람의 장·단점은 뚜렷하게 대비된다.
 
정 의원은 대기업 경영은 물론 7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정치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김 전 총리는 행정 전문가인 데다 호남 출신으로 중도 보수층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37세에 정치에 입문해 올해로 64, 현역으로선 최다선인 7선의 고지에 올랐다. 지역구도 서울 동작 을인 데다 최고위원은 물론 당 대표를 지내면서 정치 경험과 선거 경험이 풍부하다.
 
정 의원이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지만 서울시장으로 돌아설 경우 대중적 인지도나 정치적 무게감을 따졌을 때 독주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겨뤄볼 만하다는 평가다.
 
다만 정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의 처분 문제가 걸림돌이다.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인 정 의원이 주식 백지신탁을 할 경우 경영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정 의원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정 의원은 "제가 이번 결정을 하는데 제도적인 걸림돌이라는 것은 없다"며 법 취지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행정경험이 없다는 게 정 의원의 단점이다.
 
김 전 총리는 전남 장성 출신으로 광주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시 14회에 합격했다. 1972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사의 길로 들어섰으며 대법원 대법관과 감사원장, 41대 국무총리 등을 지냈다.
 
그는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권에서도 합리적이라고 인정할 만큼의 성품을 갖춘 데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층을 넓힐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김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대법관과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실정으로 꼽히는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경우 김 전 총리의 보폭이 좁아질 수 있다.
 
정 의원은 이날 "늦기 전에 결정하겠다. 서울시민들을 위해 할 일이 있고, 당을 위해 할 일이 있다고 판단하면 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 역시 오는 6일께 황우여 대표와 만나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여 빅매치 성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