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사태는 국회 비리 종합판"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잇단 보좌진 '가족 채용' '월급 상납' 논란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된 가운데 1일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이 실태 고발에 나섰다. 특히 정치인들의 인식 변화, 자성을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보좌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서영교 의원 사건이 국회에서 보이는 모든 비리의 종합판이냐'는 질문에 "그게 사실이라면 종합판이다"고 답변했다.

친인척 채용이 최근 19·20대 국회에서 급증한 것이냐는 물음엔 "그건 아니고 사실 지금 정도가 약화된 것"이라며 "친인척을 고용하는 게 당연시된 적도 있었다"면서 "17대 국회 이후로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18대, 19대에서 많이 줄어든 것은 정확하다"면서 "이번에 서영교 의원까지 (보고) 모두가 다 놀란 게, 사실 '이렇게 운영이 됐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잇단 '갑질 논란'을 빚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당무감사원 회의에 출석해 소명절차를 거친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올해 세비를 공익에 기탁하겠다고 밝혔다./사진=미디어펜


이 보좌관은 일반적인 보좌진 채용 실태에 대해선 "과거에 비해선 공채를 많이 한다"면서도 "(보좌진) 등록을 하고 나중에 보니까 사실은 친인척이라고 알려진 게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채용 소식을 접할 경우 "(공채 인력으로서) 사실 자괴감도 좀 들고, 보좌관들을 폄하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고 토로했다.

친인척 채용이 횡행해온 배경에 대해선 "보좌관들이 접하는 게 고급정보고, 정국이 돌아가는 걸 다 보게 되기 때문에 시야가 넓어진다"며 "말 그대로 기업체 등에서 요구하는 인력이 되므로 의원들은 친인척이 이런 자리를 활용했으면 한다는 욕구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령 보좌관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말 그대로 악으로 보이지만, 어찌보면 (친인척이 아닌) 근무자 입장에서 보면 그게 더 편할 수가 있다. 그런 사람이 들어와 있으면 불편하고 일도 못한다"고 답했다.

'월급 상납' 실태에 관해선 "정치가 혐오스럽다는 국민정서가 있다 보니, 국회의원들이 (후원금을) 모금 등에 제약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쓰긴 써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다 갹출하게 된다"며 "두번째로는 지역구 의원들은 사무실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 '이렇게 했으면' 하는 분위기를 풍긴다"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대부분 의원실은 아니고 (경제상황이) 어려운 의원실이 그렇다"며 "더 이해 안 가는 건 돈이 있는 의원들도 그러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행태를 보이는 건, 보좌관 월급도 국민 세금으로 주는 돈인데 그런 의식이 없는 것"이라며 "내 수당의 일부 중 '너네한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이건 해결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8촌 이내 친인척 채용 금지, 월급 상납 방지 입법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어떤 제재도 완벽한 제도가 없다"며 "인식의 변화가 있지 않으면 이건 해결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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