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관점 반짝효과 가능성"…실효성 의문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정부가 일부 법정 공휴일을 현행 '날짜 지정' 방식에서 '요일 지정' 식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 휴식권과 내수활성화를 그 이유로 언급했다. 

요일 지정식 공휴일에 대한 국민들과 유통업계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 알아봤다.

   
▲ 정부가 일부 법정 공휴일을 현행 '날짜 지정' 방식에서 '요일 지정' 식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 휴식권과 내수활성화를 그 이유로 언급했다. /사진=연합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국민에게 쉴 권리를 보장하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행 법정 공휴일 제도를 검토할 것"이라며 "하반기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공휴일은 3·1절(3월 1일), 광복절(8월 15일)처럼 특정 사건이 있었던 날짜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법정 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쉬는 날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요일지정제의 경우 자연스럽게 황금연휴가 만들어지면서 소비가 촉진되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도 법정 공휴일을 요일 지정제로 운영하는 사례가 있다. 미국의 경우 노동절(9월 첫째 월요일), 추수감사절(11월 넷째 목요일) 등 일부 법정 공휴일을 요일 지정제로 운영한다. 일본도 내수 활성화를 위해 성인의 날 등 공휴일 4개를 월요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2014년 대체 휴일제가 시행되면서 국민휴식권 보장 문제는 어느 정도 보완이 됐지만, 여전히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요일 지정제로 전환하면 여행과 소비 등이 늘어 내수와 서비스업 경기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점도 정부 입장에선 매력적인 부분이다.

일례로 올해 어린이날은 목요일이었으나,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나흘 연휴가 생겼다. 

어린이날을 낀 황금연휴에 백화점 매출액은 16.0%, 고궁 입장객 수는 70.0% 증가하는 등 톡톡한 내수진작 효과를 봤다. 또 해당 연휴 소비지출이 2조원 늘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8월 광복절 연휴(14∼16일) 때도 백화점 매출액이 1주 전 같은 기간(금∼일)과 비교해 6.8% 늘고 면세점 매출액도 16.5% 증가하는 등 유통업계의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 하지만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소비 진작은 장기적으로 보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공휴일 요일제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사진=신세계 사이먼아울렛 제공


하지만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소비 진작은 장기적으로 보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공휴일 요일제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직장인 강 모씨(34)는 "황금연휴에 집에 있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서울 근교로 나들이를 자주 간다. 한번 가면 30~50만원정도 소비를 하지만 월급은 한정돼 있어 돌아 와서 지출을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도 이를 지적했다. 그는 "황금연휴가 내수활성화와 소비심리 회복에 좋은 기회인 건 사실이지만, 당장 매출이 급증하는 것의 수치적 변화로 효과가 크다고 말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기간 소비진작을 위해 백화점들은 할인행사를 진행하는데, 매출이 반짝 올랐다가 행사가 끝나면 다시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같은 유통업계라 하더라도 업태별로 공휴일 요일제에 대한 영향이 다르다. 나들이객이 늘어나면 관광지 쪽이나 대형 쇼핑몰, 아울렛, 영화관 등은 매출이 늘겠지만, 주거지 근처 편의점, 식당들은 파리만 날린다. 

또 도심에서 직장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홈쇼핑업계 역시 연휴가 길어지면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네티즌들은 공휴일 요일제 방안 검토에 대해 "공무원만을 위한 제도. 자영업자들은 더 힘들다" , "돈만 있으면 연휴 없이도 소비 펑펑하고 잘만 돌아간다. 서민들이 쓸 돈부터 벌게 하라", "국민들이 쓸 돈이 넘치는데 쓸 시간이 부족해 돈을 못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지난해 임시공휴일 지정 당시 전년 대비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집계됐지만, 휴일이 아니었던 시기와 비교돼 나타난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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