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1.09.25 22:03 토
> 칼럼
롯데 신영자와 경제민주화의 덫
롯데쇼핑 백화점 1등일궈, 계열사기댄 납품 특혜가 역풍불러
승인 | 이서영 기자 | mediapen@mediape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승인 2016-07-01 14:10:22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미디어펜=이서영 기자]유통계의 대모 신영자씨(74). 그가 1일 와서는 안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했다. 분홍색 스카프와 남색 정장차림이었다.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꺼리는 곳이다. 수많은 카메라기자와 젊은 사회부 기자들의 질문공세, 플레시세례에 당황한 표정이었다. 담담한 표정으로 "검찰에서 성실하게 밝히겠다" 며 공식적인 답변을 하고 조사실로 직행했다.

신여사는 롯데그룹 신격호 창업주의 맏딸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식중에서 가장 애틋하게 생각했던 딸이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구기위해 1940년 맨몸으로 현해탄을 건너갈 때 맏딸은 한국에서 결혼했던 노모씨의 태중에 있었다. 맏딸은 신창업주가 일본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사업을 일구는 동안 아빠를 볼 수 없었다. 그는 노씨가 타계한 60년까지 아빠없이 자랐다.

신회장은 일본에서 착실히 사업을 일궜다. 롯데껌등으로 대히트했다. 굴지의 기업인으로 성장했다. 일본에서 재혼한 그는 시케미스 하쓰코여사와의 슬하에 동주, 동빈 형제를 낳았다.

총괄회장은 가장 감수성이 여린 시기에 자신의 돌봄을 받지 못한 맏딸에 대해 무한 애정을 보였다. 한국의 롯데경영에 참여시켰다. 주력인 호텔롯데와 롯데백화점, 롯데쇼핑등에서 임원을 거쳐 사장까지 역임했다.

롯데백화점을 경영하는 롯데쇼핑은 그가 젊은 시절부터 혼과 열정을 투자해서 육성시켰다. 아버지를 도와서 한국 최고의 유통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유통업계 1위로 올라선데는 신격호총괄회장과 신영자 부녀의 조화로운 경영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과는 치열한 라이벌이었다. 이화여대 동문끼리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신영자는 연로해지면서 동생인 동빈이 그룹의 주력사와 정책본부를 거쳐 2011년 그룹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점차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일본롯데는 큰 남동생 동주가 경영하는 것을 지켜봤다.

2012년에는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동생들의 경영을 지켜보고, 딸인 장윤선이 그룹계열사와 자회사등에서 사업을 하는 것을 도왔다.

   
▲ 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신영자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말년에는 각종 의혹으로 고초를 겪었다. 영화산업과 관련한 소규모 계열사와 자회사를 보유한 것이 경제민주화의 역풍을 맞았다.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등은 영화관등과 관련해서 수입을 올리는 계열사다. 딸 윤선씨는 백화점내 베이커리등을 경영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박근혜정부들어 삼성 현대차 LG 롯데 신세계 한진 등 대부분 재벌들이 딸 등 자녀들과 관련한 납품특혜와 일감몰아주기, 심지어 제과점, 커피점까지 2, 3세들이 독식하는 것에 대한 정부와 여론의 질타가 급증했다. 재계가 2, 3세들의 특혜를 없애는 자정을 해야 했다. 

총수 친인척들이 그룹의 각종 이권을 챙기고, 땅짚고 헤엄치기 장사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좌파 노무현정부이후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정치권과 경제검찰 공정위등에서 재벌가의 친인척 일감몰아주기와 납품특혜 등이 도마에 올랐다.

그룹 계열사가 외부기업과 거래할 때, 외부기업이 재벌 총수의 2,3세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를 거치도록 하는 터널링효과를 강력히 차단하는 규제조치도 만들어졌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정부를 거치면서 재벌의 투명한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선진화, 공정경쟁이 화두가 됐다.

신영자씨가 경영하던 계열사들은 경제민주화 시대에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는 업종들이었다. 1대 99의 계층갈등을 부추기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민과 부자, 서울과 지방 등의 프레임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초기 경제민주화 대선공약사항을 강력히 추진했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계열사간 거래 편중 즉, 일감몰아주기 금지, 납품단가및 물량 횡포 처벌, 소모성자재사업및 SI, 건설, 광고부문의 외주화 등을 밀어부쳤다. 동반성장 차원에서 대기업이 진출하는 업종도 제한했다. 프랜차이즈본사에 대해 재갈도 물렸다. 소위 갑질을 못하게 강력하게 차단했다.

신영자씨의 비극은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의 소용돌이를 예측하지 못한데 있다. 신격호 창업주도 맏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변화하는 재벌개혁의 분위기를 감지못했다. 과거식으로 딸에게 애틋한 애정을 표현하다가 불행을 초래했다.

국민들은 이미 반대기업정서를 극대화한 경제민주화의 등에 올라타있다. 재벌가의 특혜와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다.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는다.

롯데그룹도 지금 홍역을 앓고 있다. 성장통이다. 동주와 동빈 형제간에 생사를 가르는 경영권 분쟁이 진행중이다. 검찰은 롯데를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다. 비자금과 횡령 등의 혐의를 갖고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동주는 창업주의 치매투병 사실까지 공개했다. 부친에 대한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보호는 안중에도 없다.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신영자도 마침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과 관련해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그의 아들이 대주로 있는 계열사로 정운호의 비자금이 흘러갔다는 정황이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시련을 겪고 있는 신영자. 국내 유통업계를 선진화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던 그가 이젠 고개를 숙였다. 환란은 연단을 낳는다. 비가 온 후에 땅이 굳어진다. 그룹이 겪는 최대의 위기는 롯데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보약이 될 것이다.

글로벌스탠더드를 정립하고,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 기여할 것이다. 양약은 쓰다고 했다. 롯데가 지금 겪는 환란과 고통을 극복하고, 글로벌 그룹으로 비상하길 기대한다. 신동빈회장의 역할과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다른기사보기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30 세종로대우빌딩 복합동 508호  |  회사직통번호 : 02)6241-7700  |  팩스 : 02)6241-7708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0574 | 등록일.발행일 2008.5.8   |  발행인 : 이의춘 | 편집인·편집국장 : 민병오 | 청소년보호책임자:김사성
Copyright © 2013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