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사회주의 실험…사회적책임·적정임금·생활임금 강제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청년수당·생활임금제…박원순의 설계주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건복지부의 불가 입장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오는 4일부터 청년수당을 강행한다. 사회적 활동, 가구 소득과 미취업 기간, 부양가족 수를 기준으로 서울시 저소득층과 장기 미취업자를 3000명 선발한다. 이들은 매달 활동비 50만 원을 최장 6개월 간 현금으로 받는다. 

지난 달 30일 박원순 시장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후속대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생활임금제 도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민간위탁 사무 350건 중 생활임금에 미달된 급여를 받고 있는 35개 사무에 대해 생활임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생활임금제란 최저임금에 주거비, 교통비, 문화비 등을 더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임금을 말한다.

박원순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청년수당의 맹점은 서울시 대상자 50만 명의 청년 중 3000명만 그 수혜를 입는다는 것이다. 서울시 차원에서 돈이 없으니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식이다. 재원이 부족하니 3000명에게만 300만 원을 뿌리겠다는 발상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지만 박원순 시장의 세계는 거꾸로 간다. 일각에서는 백수비라고 비꼬지만 우리 시장님은 정부로부터 받는 교부금이 깎이더라도 강행할 태세다.

더 큰 문제는 박 시장의 청년수당이 자발적 실업이나 다름없는 장기 미취업자들에게 어떠한 인센티브도 부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300만원 받는 이들이 취업하려고 할까. 노숙자에게 어떠한 지원을 해도 스스로 일해 입에 풀칠하려는 의사가 없듯이 서울시 청년수당 은총을 입는 청년들이 얼마나 취업에 힘쓸까 미지수다.

   
▲ 지난 달 30일 박원순 시장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후속대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생활임금제 도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사진=미디어펜


복지도 끝이 있는 법이다. 박 시장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격언을 모르나 보다. 설계한 대로 사람들이 움직일 것이라 보는 것은 전형적인 사회주의-공산주의 사고방식이다. 박원순 시장은 청년 복지라는 명목으로 서울시에 사회주의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시 민간위탁 사무에 전면적으로 확대한다는 생활임금제 또한 전형적인 설계주의다. 개인마다 선호가 다르고 가치 부여하는 수준이 다르지만 이에 대한 고려는 전무하다. 그냥 최저임금에 주거비, 교통비, 문화비까지 더해서 준다고 한다. 당사자가 100만 원 값어치 밖에 못하더라도 200만 원을 주겠다는 박 시장님의 은혜에 민간위탁 사무 종사자들은 황송할 따름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 발주 건설현장에 적정임금제를 도입하겠다는 선언도 했다. 서울시가 발주하는 현장의 민간 건설회사에 일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이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정당하고 공정한 임금을 받도록 적정임금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이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임금을 주는 건 기업인데 그 임금을 서울시가 결정하겠다는 말이다.

공공조달 부문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업에게 공공계약 우선권을 부여하겠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근로자 고용안정과 노사 상생협력,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 등에 가산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의 창궐이다. 이윤이 목적인 민간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요한다.

   
▲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공유로 해결하자는 서울시./사진=미디어펜


개인, 기업마다 경쟁력이 다르고 생산해내는 부가가치가 다르다. 각자가 합의할 수 있는 가격과 선호도는 천차만별이지만 박원순 시장에게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임금을 마련하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생각하기에 정당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적정임금을 대책이라 내놓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사소해 보인다.

사회적 가치, 인간됨을 내세우는 박원순 시장은 명백히 설계주의를 지향한다.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후속대책 발표장에서는 사람중심, 노동 존중의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문제는 강제적인 법제도를 구축해서 이를 토대로 온갖 혜택을 주겠다는 처사다.

재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기업이나 정부로부터 돈을 끌어다 쓰겠다는 정책이다. 강제적으로 기업의 팔을 비틀어 주관적인 적정임금을 주라 하고, 얼마 없는 서울시 재원으로 생활임금 및 청년수당을 퍼준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뺨치는 박 시장님이다. 차베스는 오일머니라도 있었지만 박원순은 무엇을 그리도 믿는지 모르겠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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