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애를 태우는 것은 투자자뿐만이 아니다.

상당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투자손실을 입은 걸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사주를 보유한 증권사 CEO 대부분은 최근 4개월 동안 10%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 주가가 추락하면서 주식 평가액이 형편없이 감액됐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손실을 입은 증권사 CEO는 제갈걸 HMC투자증권 대표이사다. 제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30일 제출한 반기보고서 기준 현재 자사주 4만6,416주를 보유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HMC투자증권의 지난해 9월30일 종가와 지난 4일 종가를 비교했을 때 1만900원에서 8,780원으로 2,120원(19.44%)이나 떨어졌다. 제 대표이사는 해당 기간 동안 자사주 투자로 약 9,840만원의 손실을 입고 있는 셈이다.

우리투자증권 김원규 사장도 딱한 처치는 마찬가지다.

자사주 2만3,721주를 보유하고 있는 김 사장은 20%를 웃도는 손실을 입었다. 같은 기간 우리투자증권은 1만1,600원에서 8,930원으로 2,670원(23.01%) 떨어졌다. 김 사장은 이로써 약 6,333만원의 평가 손해를 봤다.

대신증권 나재철 대표이사는 자사주 2만808주를, 삼성증권 김석 사장은 4,000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동안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의 주가는 18.25%, 15.40% 떨어져 약 3,000만원 이내의 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증권(-15.95%), SK증권(-17.73%)의 부진한 주가 흐름 탓에 김기범 대표이사와 이현승 대표이사 역시 자사주 투자로 속을 끓이고 있다.

감자에 의한 주식 소각으로 지난 1월17일 이후 보유 주식 수가 1만8,592주로 줄어든 골든브릿지증권 문구상 대표이사 역시 15%대의 손실을 입었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최근 주가가 올라 주식 평가액이 커진 CEO도 있다. 바로 키움증권 권용원 사장과 신영증권 원종석 대표이사다.

반면 자사주 15만8,944주를 보유 중인 키움증권 권용원 사장은 같은 기간 주가가 5만1,900원에서 5만2,500원으로 600원(1.15%) 올라 약 9,536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신영증권 원종석 대표이사는 보통주 70만4,710주, 우선주 21만7,752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신영증권 보통주는 2.22%, 우선주는 7.7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