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본격적인 장마시작으로 곳곳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는 보통 초기에는 '보슬비' 수준을 보이다가 중·후반으로 갈수록 강한 국지성 호우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인데 올해 여름은 '마른 장마' 현상으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지난달 18일부터 제주를 기준으로 평년(6월 19∼20일)보다 하루 이틀 정도 장마가 일찍 시작할 것으로 예보했지만 한반도 북쪽으로 상층기압골이 자주 통과하면서 장마전선은 북상을 못 하고 주로 남쪽 바다 위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뒤늦은 장마전선은 7월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7월 첫날인 1일날씨는 오후에는 전국 곳곳에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렸다. 

1일 오전부터 2일 오전 4시까지 주요 지점의 강수량을 살펴보면, 서울·경기에서는 용문산(양평)이 169.5㎜, 도봉구 136.5㎜, 강원도에서는 팔봉(홍천)이 176㎜, 남쪽지방은 피아골(구례) 137.5㎜, 삼각봉(제주) 168㎜ 등으로 단시간에 많은 양의 호우가 집중됐다.

호우주의보는 6시간 강수량이 70㎜(경보는 110㎜), 12시간 강수량이 110㎜ 이상(경보는 180㎜)일 경우 발효되는데, 서울 전역과 경기 강원 일부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되는 등 강한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곳곳에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이런 집중 호우는 남쪽 바다에 있던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급격히 북상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장마전선은 제주도 남쪽 먼 해상에 머물러 내륙에는 거의 비를 뿌리지 못했다. 한반도 북쪽의 차가운 고기압 세력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달 들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바다에 있던 장마전선을 한반도까지 밀어 올린 것이다.

현재 중부지방에 있는 장마전선은 점차 남하하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를 뿌리다가 다시 북상하면서 서울·경기와 강원에도 다시 호우가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은 "5∼6일 사이에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리는 등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비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