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중국의 TV 쇄국정책이 단단해 지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김수현,  '태양의 후예' 송중기·송혜교가 몰고 온 열풍에 중국이 한류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황금시간대 방송을 제한에 나서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중국의 모든 위성 방송국은 황금시간대(오후 7시30분∼10시30분)에 외국 판권을 수입해 리메이크한 프로그램을 1년에 두 편 초과 방영할 수 없다. 또한 기존에 방송 중인 프로그램 외에 신규 프로그램 방송은 1년에 한 편으로 제한되며 이 경우에도 첫해는 황금시간대에 편성할 수 없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이후 중국의 가치와 문화를 중시하며 외국 방송 콘텐트에 대한 규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의 후예' 송중기와 송혜교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차기 한류드라마로 주목 받고 있는 전지현·이민호 주연의 '푸른 바다의 전설'(가제)이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태양의 후예' 송중기·송혜교. /사진='태양의 후예' 캡쳐

중국은 2014년 전지현·김수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크게 히트한 직후 해외 드라마의 온라인 편성을 전체의 30% 미만으로 제한하고 사전심의제를 도입했었다. 따라서 최근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의 열풍이 거셌던 만큼 중국 정부의 규제 칼이 더욱 날카로워지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동영상업체들은 '태양의 후예'드라마와 송중기·송혜교의 인기로 대박을 냈다. 이에 따라 차기 한류대작으로 주목받는 전지현·이민호 주연의 드라마에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회당 판권료로 50만 달러를 제안한 업체도 있다고 한다. '태양의 후예'가 기록했던 회당 최고가 27만 달러를 두 배 가까이 뛰어넘는 액수다.

전지현·이민호는 초특급 한류스타다. 이름만으로는 '태양의 후예' 이전 송혜교·송중기 커플을 앞선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있다.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한국과 중국에 동시방영된 최초의 한국 드라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사전제작 드라마가 아니다. 

11월 '푸른 바다의 전설'을 수목드라마로 편성 예정인 SBS측도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8월에 또다시 새로운 규제를 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한류 드라마 판권가가 치솟는다는 뉴스도 광전총국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것 같아 우려스럽다"는 뜻을 비쳤다.

송중기·송혜교 커플이 몰고 온 '태양의 후예'의 지나친 한류 열풍이 중국의 문화 쇄국정책의 속도를 키운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지난달 2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방송 정책과 심의를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최근 외국 방송으로부터 판권(포맷)을 사들인 프로그램의 황금시간대 편성을 제한하고 자체 창작 프로그램 편성을 늘리라는 내용의 지침을 각 방송국에 내려 보냈다. 이 지침은 지난 1일부터 적용된다.

바뀐 규정에 따라 판권 구매를 통해 외국 프로그램을 방영하려는 위성 방송국들은 2개월 전에 성 정부와 중앙정부 광전총국의 사전 심의·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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