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저금리 장기화로 122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에서 채무불이행 등의 위험성이 가장 큰 채무자는 '저소득층의 40대 자영업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계부채 위험군을 분석한 결과 작년 3월 말 현재 '한계가구'와 '부실위험가구' 양쪽에 모두 포함된 가구는 모두 54만 가구로 집계됐다.

가계부채 한계가구는 순금융자산이 마이너스(-)이면서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이 40%를 초과하는 가구다.

부실위험가구는 총부채금액을 자산평가액으로 나눠 산정한 부채/자산비율(DTA)을 DSR과 결합해 산정한 가계부실위험지수(HDRI)가 100을 넘는 가구를 지칭한다.

한계가구는 금융자산과 금융부채를 기준으로 위험성을 보지만, 부실위험가구는 주택 등 실물자산이 포함된 총자산과 임대보증금 등 비금융부채까지 포함한 총부채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중복 집계된 54만가구를 소득 분위별로 보면 상대적 저소득층인 1분위와 2분위가 각각 18.9%, 21.1%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보다 소득이 높은 3분위와 4, 5분위도 비중이 각각 19∼21% 수준으로 비슷했다.

하지만, 소득 1분위는 전체 금융부채보유가구(1천72만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불과한 데 비해 중복 집계된 54만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배(18.9%)에 달해 위험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소득 2분위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7%인데 중복가구 내 비중은 21.1%로 커졌다.

소득 3∼5분위의 중복가구 내 비중은 전체 비중보다 작았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의 전체가구 내 비중이 27.7%인 반면 중복가구 내 비중은 34.2%에 달해 위험성이 컸다.

상용근로자와 임시일용직의 중복가구 내 비중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작았다.

연령대별로도 40대는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5%인데 반해 중복가구 내 비중은 38.5%로 상승해 가계부채로 인한 부실 위험성이 큰 것으로 분류됐다.

반대로 30대는 중복가구 내 비중이 16.9%로 전체 가구 내 비중(19.7%)보다 작았고 50대와 60대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3월 말 기준으로 한계가구는 134만가구로 1년 전보다 4만가구 늘면서 전체의 12.5%를 차지했다.

부실위험가구는 111만 가구(20.1%)로 1년 새 3만가구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하락하고 있어 부실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경기 회복을 통한 소득여건 개선이 늦어지면 가계의 부채상환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부채가 과도하게 많은 가구나 저소득가구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계 소득증대나 부채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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