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전쟁 참화 딛고 일어서…북한 채무불이행 문제에서 선도적 역할 가능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파리클럽 가입'…대한민국의 성공 발자취

지난 1일 언론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지만 기념비적인 일이 있었다. 한국의 파리클럽(Paris Club) 가입이다. 이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클럽 60주년 기념식'과 '한국 가입서명식'에 참석하면서 파리클럽 가입문서에 서명했다. 

파리클럽은 국제 채권국 모임으로 공적채무 재조정에 관한 대표적인 글로벌 논의체다. 채무국이 공적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는 구조적 어려움에 처했을 경우 재조정을 논의한다. 

파리클럽 가입으로 인한 효과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국이 보유한 대외 공적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커지며 국제사회에서 한국 역할이 확대되는 가시적 효과 뿐 아니다.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파리클럽 채무 재조정 협상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한국의 발언권이 강화된다. 각 채무국가에 대한 정보 확보도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다. 파리클럽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과 긴밀히 공조, 채무국 경제동향과 전망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 한국의 이번 가입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신흥국 중에서는 최초다. 기존 회원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등 총 20개 국가였다./사진=연합뉴스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 미지수이지만 북한 관리 차원에서도 파리클럽 가입은 획기적인 계기다. 우리나라 경제적 위상을 높이는 앞서의 효과는 기본이며, 대북 정책과 관련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북한은 현재 상당한 규모의 외채를 안고 있다. 이는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에 있다. 이러한 채무불이행 문제가 끝내 조정이 되지 않는다면 향후 언제든 파리클럽에서 이를 다룰 가능성이 높다. 그 때가 오게 되면 우리나라가 북한의 채무불이행 해결에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파리클럽 회원국으로서 갖는 ‘만장일치 의결권’ 행사라는 레버리지로 말이다.

한국의 이번 가입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신흥국 중에서는 최초다. 기존 회원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등 총 20개 국가였다. 한국은 공식적으로 21번째 파리클럽 회원국이 됐다. 파리클럽 의장국인 프랑스는 최근 주요 20개국(G20) 국제금융체제(IFA) 실무회의 의장을 공동으로 맡게 된 것을 계기로 한국에 클럽 가입을 초청했다.

1950년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이다. 6.25 전쟁으로 전 국토가 참화로 뒤덮였던 아픈 역사는 역사박물관에서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지금은 10대 무역강국에 12대 경제강국, 21대 채권국가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파리클럽 가입은 대한민국의 성공 발자취를 반증하는 지표가 됐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1950년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이다. 한국은 공식적으로 21번째 파리클럽 회원국이 됐다. 지금은 10대 무역강국에 12대 경제강국, 21대 채권국가가 되었다./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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