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공매도 세력'의 베일을 벗긴 결과 영국계 증권사인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 등 외국계 증권사가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계의 공매도 비중이 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시행된 공매도 잔고 공시제에 의한 공시 대상 17곳 중 공시건수 상위 8곳은 모두 외국계 증권사였다.

이날 거래소 홈페이지에 처음 공개된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현황은 제도 시행 첫날인 지난달 30일 기준이다.

공시 건수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82건(120개 종목), 코스닥시장 232건(178개 종목) 등 총 414건(298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이중 모간스탠리가 코스피 94건, 코스닥 154건 등 전체 공시 건수의 과반인 248건의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 사실을 공시했다.

모간스탠리가 공시한 종목은 호텔신라, OCI, 현대상선,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조선해양, 셀트리온, 메디포스트 등이다.

이어 메릴린치인터내셔날(34건),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28건), 도이치방크 에이지(24건), 유비에스에이쥐(22건), 크레디트스위스 씨큐리티즈 유럽 엘티디(21건), 제이피모간(18건), 씨티그룹글로벌마켓리미티드(2건) 등 외국계 증권사가 공시건수 상위를 차지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공시 건수는 총 400건으로 전체의 96.62%를 차지했다.

이를 국적별로 보면 영국이 354건으로 전체 공시 건수의 85.51%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고 독일 24건(5.80%), 스위스 22건(5.31%) 등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운용사의 경우 삼성증권이 중국원양자원과 씨젠 주식 공매도 사실을 공시한 것을 비롯해 동부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이 각각 2건씩 공시했다.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 가운데 개인 투자자는 없었다.

종목별로 코스피의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은 OCI(이하 공매도 잔고비율 11.92%), 호텔신라(10.59%), 삼성중공업(9.37%), 현대상선(6.63%), 코스맥스(6.23%) 순으로 나타났다.

OCI의 경우 모간스탠리를 포함해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크레디트 스위스 등 외국계 증권사 7곳이 공매도 비중이 높다고 공시했다.

호텔신라에 대해서는 외국계 증권사 6곳이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 사실을 밝혔다.

코스닥의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은 예상대로 셀트리온(9.35%)이었다.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 크레디트 스위스, 모간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4곳이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 사실을 공시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이미 공매도로 홍역을 앓아 올해 초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반대하면서 대차 서비스를 취급하지 않는 증권사로 주식을 옮기기도 했다.

2013년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공매도 세력 때문에 불필요한 회사 자금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되고 있다"고 직접 호소했을 정도다.

셀트리온 다음으로는 메디포스트(5.64%), 바이로메드(5.39%), 씨젠(5.25%), 카카오(4.92%), 파라다이스(4.74%)가 공매도 잔고 물량이 많았다.

한편 공매도 공시제 시행으로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달 1일 코스피 6.3%, 코스닥 1.9%에서 이달 4일 현재 코스피 4.6%, 코스닥 1.0%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차잔고는 지난달 1일 51조원에서 이달 4일 현재 48조3천억원으로 2조7천억원 감소했다.

이번 공시제 시행으로 개인·법인 투자자 또는 대리인은 공매도 잔고가 상장주식 총수 대비 0.5% 이상일 때 공시의무발생일(T일)로부터 3영업일(T+3일) 오전 9시까지 종목명, 인적사항, 최초 공시의무 발생일 등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물량 비중이 0.5%가 되지 않아도 공매도액이 10억원을 넘으면 공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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