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25% 떠안은 자영업자 생존과 직결…노동에 가치는 없다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최저임금 1만원? 노동에 가치는 없다

최저임금이 1% 오를 때마다 일자리가 2만개씩 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및 노동소득분배 영향 분석’이라는 논문에서다. 2006년에서 2014년 고용노동부의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2014년을 기준으로 하면 최저임금 1% 인상에 따라 일자리 1만 9500개가 감소한다.

이 교수의 분석을 토대로 2016년 현 상황에 적용하면 충격적인 숫자가 나온다. 현재 최저임금은 6030원이다. 이를 1만 원으로 전격 인상하면 65.8% 가 오른다. 이 교수의 일자리 감소 추정치에 대입하면 128만 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얘기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저임금 일자리가 줄어든다. 인플레이션은 덤이다. 물가가 올라가고 일자리가 줄어들면 사회에 불만을 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대폭 올리자고 주장하는 자들은 어떤 저의를 품고 있는지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노동에도 가치가 있다며 최저임금 1만 원은 되어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토로한다.

노동에 가치가 있다? 관건은 임금에 대한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냐다.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가 어느 회사에서도 데려갈 만큼 탐나는 인재라면 자기 임금에 대한 결정권은 그에게 있다. 여러 회사에서 러브콜이 올 경우 그는 골라서 갈 것이다. 반면 아무나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건 그를 채용하는 자다. 여기서 노동의 가치는 노동을 제공하는 자와 제공받는 자 사이에 합의된 금액이다.

   
▲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뜻대로 관철되지 않을 경우 최저임금위원회를 탈퇴하겠다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고용 감소와 실업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기득권 노조가 진정 근로자를 위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사진=연합뉴스


노동에 가치는 없다. 합의된 계약에 따른 것이다. 노동은 신성하다는 철학적 가치와 다른 말이다. 한 가지 노동에 대해서 백 명의 생각이 다 다를 수 있다. 임금은 그 이상의 이윤을 내지 못하면 급여를 마련하는 사주 입장에서 적자나 다름없다. 5천 원 값어치 밖에 못하는 노동에 왜 1만원을 주어야 하는가.

거두절미하고 한국의 상황에 국한시켜 보자.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전체 임금근로자 고용의 24~25%를 감당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근로자들의 고용주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노동자와 기업의 대립 구조가 아니라 이들을 실질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자는 주장은 우리나라 자영업자 모두에게 인건비의 대폭적인 상승을 각오하라는 말이다. 노동에 가치는 없지만, 1만 원의 부가가치를 올리지 못하는 저생산성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들에게 1만원이라는 최저임금을 선사해 보자. 한계 자영업자들은 모두 퇴출되고 전국의 단순 노동직은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뀔 것이다. 매년 최저임금 1만 원을 노래하던 자들의 위선과 민낯을 보고 싶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자? 이미 많은 영세 서비스 기업들은 한계 상황으로 몰렸다. 일손을 내보내고 자신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암묵적 임금(implicit wage)을 받지만, 당장 폐업할 수 없어서 버티는 경영자들이 많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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