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4500원인 국산 담배 '에쎄 라이트'의 아시아권 수출용 담배 제조 원가가 400원도 안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T&G가 인도에 수출한 담배를 밀수입해 유통하려 한 일당을 잡은 부산경찰청이 유통경로를 추적하면서 이 담배의 수출가가 1갑에 391원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2015년 갑당 담뱃세를 2000원 인상하면서 국내 담배가격의 대부분이 세금(국민건강증진부담금 포함)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제조 원가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유통 마진과 제조 원가를 합쳐서 950원이라는 정도만 알려졌다.

KT&G가 지난해 10월과 12월 홍콩 무역상을 통해 인도 면세점에 수출하면서 체결한 계약서를 경찰이 확보하면서 제조원가를 짐작할 수 있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KT&G와 홍콩 무역상은 당시 500갑에 미화 170달러로 계약을 체결했다.

1갑에 0.34달러인 셈이다. 이를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1갑에 391원이 된다.

경찰 관계자는 6일 "수출 시점의 환율에 따라 원화로 얼마인지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1갑에 400원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수출가격은 업체 마진을 포함한다. 따라서 실제 에쎄 라이트의 제조 원가는 이보다 훨씬 낮다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밀수입 일당은 해외로 수출된 이 담배를 몰래 빼돌려 국내로 밀반입한 뒤 중간 도매상에게 1갑에 2200원씩 받고 넘기려고 했다.

술집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몰래 파는 소매상에게는 갑당 2500원이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KT&G 관계자는 "수출 대상국의 일반적인 담배 가격에 맞추기 위해 수입 잎담배 비중을 조절하기 때문에 마케팅 대상에 따라 담배 제조 원가가 다르다"면서 "국내에서 소비되는 담배의 제조 원가는 이보다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