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향신문은 ‘최저임금 1만 원 얼마든지 가능하다’라는 사설을 통해 정부와 정치권이 의지만 있으면 당장 시급 1만 원 인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사설의 요지는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추가 세입이 24조 원, 이를 최저임금 지급에 쓰자 ▲700조 원에 달하는 사내유보금 ▲편의점 및 프랜차이즈 등의 최저임금 인상분은 본사의 부담 등으로 요약된다.

경향은 논리의 빈약함을 떠나 실현 불가능한 얘기를 주장하고 있다. 사설 주장대로 정부의 추가 세입이 24조 원에 달한다 가정하자. 그렇다 하더라도 개인 대 개인의 노동계약으로 파생되는 인건비를 세금으로 충당하자는 주장은 사회주의-국가주의 사고방식이다. 최저임금을 적용 받는 임금근로자 모두를 국가의 노예로 삼자는 말이다. 

사내유보금에 대한 경향의 시각은 더욱 할 말 없다. 사내유보금은 엄연히 지적재산권, 시설투자, 각종 R&D 등의 유무형 자산으로 이루어진 각 민간기업의 재산이다. 경향신문도 민간기업이다. 경향이 사내유보금에 대해 이러한 주장을 하려면 경향신문 사옥을 팔아 최저임금 인상분에 쓰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경향의 주장은 민노총 등 좌익 노동단체의 입장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편의점 및 프랜차이즈의 최저임금 인상분은 본사가 부담한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는 정부와 대립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인데, 프랜차이즈가 아닌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는 어떻게 하자는 건지 아무런 대안이 없다.

최저임금에 대한 사실관계를 직시하자.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를 줄이는 것은 물론, 투자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경기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지속적이고 가파른 인상일수록 우리나라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좋은 노동자를 구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능력 있고 성실한 근로자에게 집중적으로 임금을 올려주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급여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를 무너뜨린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힘든 조건이다.

 

장기적으로 최저임금 노동자는 더욱 취업하기 어려워지고, 좋은 일자리를 가지기 어려워질 것이다. 거의 모든 기업들이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인건비를 줄이고자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지상천국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능력을 갖추지 못한 저임금 근로자들의 노후를 파탄시킬 것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소탐대실이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