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회사 기술 경쟁력 보호하기 위해 항고할 것"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삼성전자가 퇴직한 상무급 연구임원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입사하지 못하게 막아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삼성전자가 전직 연구임원(상무) A씨를 상대로 낸 전직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개발팀에서 근무하다가 2010년 임원으로 승진한 A씨는 2014년 12월 퇴직하며 '퇴직 후 2년 동안 유사 제품 생산업체에 취업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썼다.

이후 A씨가 지난 2월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A씨가 올해 12월 이전에 반도체 제조업체나 그 계열사에 취업하는 것은 서약서의 약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삼성전자는 A씨가 경쟁사에 취업해 D램 모듈 패키지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가 주장하는 기술은 A씨가 입사하기 전부터 이미 SK하이닉스가 보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삼성전자에서 퇴사할 때 가지고 있던 특정 지식이나 정보가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영업비밀이라고 확인되지 않았다"며 "A씨가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고 해서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이 침해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삼성전자와 A씨 사이 서약서는 영업비밀을 이용해 같거나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취업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며 "영업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없는 한 약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 패키지 업무를 담당하던 A씨가 퇴직시 2년간 동종업계 전직금지 약정을 했으나 이를 위반해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라며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 항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