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가 급락하면 시장은 오히려 안정을 찾는다?

연초 이후 각종 대내외 악재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종목은 무엇보다 업종 대표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대장주가 조정을 받은 후 오히려 시장이 안정을 찾는 경우가 잦았다고 귀뜸하고 있어 향후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의 18개 업종 대표주는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3.66% 하락했다. 같은 기간 2등주의 주가는 평균 1.61% 떨어져 대장주의 하락률이 더 높았다.

설 연휴 이후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축소와 이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으로 1,900선이 붕괴되는 급락장을 연출한 우리 주식시장에서도 업종을 대표하는 대장주들의 급락 현상은 어김없이 되풀이 됐다.

IT업종 대장주이자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30일 종가와 지난 6일 종가를 비교했을 때 137만2000원에서 125만9000원으로 올해 들어 8.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기전자 업종의 2등주인 SK하이닉스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3만6,800원에서 3만8,600원으로 4.89% 상승해 삼성전자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이런 현상은 다른 종목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 코스피 지수가 5.14% 조정을 받는 동안 업종 대표주와 2등주의 등락률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대표주의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운수장비 업종의 2등주인 현대모비스는 같은 기간 4.25% 오른 것으로 나타난데 비해 대표주인 현대차는 4.22% 하락했다. 

금융업의 신한지주(-7.39%), 통신업의 SK텔레콤(-10.65%), 화학업의 LG화학(-17.02%) 등 각 업종 대표주들도 2등주인 삼성생명(-3.36%), KT(-4.27%), LG생활건강(-10.12%) 등보다 뒤쳐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대표성을 지닌 기업들은 덩치가 커 극단적으로 급등락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체적으로 주가 조정기에 상대적으로 더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후 오히려 시장이 안정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과거의 사례를 살펴봤을 때 재미있는 점은 대장주 급락 이후 시장은 혼란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정을 찾아갔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대장주 급락의 법칙이 역설적으로 현재 시장 상황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