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떠들썩했던 박유천 성폭행 의혹이 경찰조사에서 진실이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송중기·박보람까지 박유천의 성폭행 의혹에 휘말리면서 그야말로 괴담천국으로 한동안 시끌벅적했다. 잠잠해지나 싶었더니 이번엔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강정호의 성폭행 의혹이 터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강정호의 성폭행 의혹은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헌데 이를 바라보는 한국의 언론은 마치 먹잇감을 만난 사냥개와 다름 아니었다. 선수생명이 끝나는 것 아니냐 부터 신상 캐기까지 그야말로 온통 도배질이었다. 냄비언론의 본색을 드러내며 최소의 인격마저 매도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유천 스캔들 때 한 종편은 한류스타 동석설 뿐만 아니라 음모설까지 등장시켰다. 애꿎은 송중기와 박보검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정부와 여당이 잘못을 덮기 위해 연예인 스캔들을 퍼트렸다는 주장도 서슴없이 해댔다. 

앞서 터진 홍상수·김민희 불륜 스캔들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가족채용' 논란이 사그라들었으니 더민주가 음모론의 배후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던 국민의당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박유천 사건으로 서울 메트로 사건이 잠잠해졌으니 박원순 서울시장도 덕을 봤다고 했다. 이들의 근거없는 '한 방'에 대한민국이 시끌시끌했다.

뒤이어 터진 강정호 성폭행 의혹 사건도 이에 못잖다. 선수생명이 끝났다느니, 160년형을 받을 수도 있다는 등 추측과 근거 없는 주장들까지 나돌았다. 어김없이 찾아 온 냄비 근성과 마녀사냥식 보도가 줄을 이었다. 오히려 사건이 터진 미국의 현지 언론들은 차분했다. 

   
▲ 박유천과 강정호(사진) 성폭행 의혹과 냄비언론의 민낯 그것이 알고 싶다. 추즉과 선동언론의 피해자 박유천·강정호 흠집내기는 결국 국가적인 손실이다./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공식홈페이지

현지언론의 보도도 대부분 시카고 트리뷴의 기사를 받는 수준이었다. 언론에 달린 댓글은 강정호를 비난하기보다는 옹호하는 글들이 많았다고 한다. 물론 댓글을 단 사람들 상당수가 야구에 관심이 많은 피츠버그 파이리츠 팬들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대부분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강정호에 유죄 판결을 내리지 말자고 말하고 있다.

댓글 중 일방적 옹호나 비난보다 이성적 판단을 촉구하는 내용 중 이런 글도 있다. 시카고 트리뷴과 시카고 트리뷴을 인용보도한 피츠버그 스포팅 뉴스의 페이스북 기사 중에 말이다. 

"경찰은 이러한 고발을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불행히도 스포츠 세계에서는 선수들의 인기와 돈 가치를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 기사만 가지고는 어떤 판단도 내릴 수 없다. 강정호가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기를 희망한다…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강정호라는 이름은 결정적으로 더럽혀졌다." 

"여자로서 나라면 이틀이나 지나서 병원가지는 않을 것이며 열흘을 기다려 경찰에 고발하지도 않을 것이다 !!!"

"나는 (여성의 주장이 )100% 거짓이라고 확신한다. 강정호는 영어를 말하지 못해서 통역이 필요하다. 그리고 강정호가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믿지는 않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그 여성이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경찰을 찾아갔을까?"

"모든 사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매우 실망스럽다. 성폭행을 가하는 사람들은 인간쓰레기들이지만,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도 인간쓰레기들이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지켜 보겠다" 

강정호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강정호 사태를 차분히 한번 되돌아보자. 범블(bumble) 채팅앱은 여성 스스로 남성을 선택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 여성 스스로 호텔 방으로 온 점, 사건 발생 이틀 후 성폭행 피해 증거 채취를 받은 점 등은 많은 의문점을 남긴다. 

물론 경찰 조사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겠지만 우리와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강정호의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리츠도 변함없이 그를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강정호도 변함없이 팀 성적에 공헌하고 있다. 강정호를 응원해야 할 대한민국의 언론만 괜한 호들갑이었다.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첫 번째 여성이 박유천과 사이에서 억대 돈 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됐다고 8일 경찰이 밝혔다. 이날 경찰은 박유천의 첫 번째 피소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성이나 폭력 등의 정황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박유천에게 성폭행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성관계를 빌미로 고소 여성이 돈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여성은 공갈 혐의로 처벌 될 수 있다. 박유천은 이 여성을 무고 및 공갈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박유천은 두 번째 고소 여성도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3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라며 "혐의 성립 여부나 영장 신청 방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박유천도 강정호도 아직 무죄다. 박유천은 대표적인 한류스타다. 그의 성폭행 스캔들은 유·무죄를 떠나 그에게는 치명타다. 고소녀들이 무고죄로 처벌을 받는다 해도 박유천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잃었다. 강정호도 마찬가지다. 한국 야구의 매운 맛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는 그는 스포츠 한류스타다. 그들이 잃는 것은 결국 국가가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낯 뜨거운 냄비 언론 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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