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불감증 포퓰리즘 벗어나야…야당, 반대 위한 반대 말아야
   
▲ 신백훈 하모니십 연구소 대표·철학박사
 한·미간의 사드 배치에 관한 발표가 나왔다. 역시나 야당, 특히 국민의당에서는 국민 공감대 운운하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실로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고질병은 목숨 걸고 핵 도발을 하는 북한을 보면서도 국민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안보불감증 정치 집단이다. 왜 그런 입장이 나오는 걸까? 야당이 왜 그럴까를 생각을 해보니 과거 임진왜란 발발 직전의 역사가 회상된다. 

당시 선조가 정사 황윤길과 부사 김성일을 일본에 통신사로 보낸 것은 왜란의 조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왜란이 확실히 일어난다는 정사의 보고와 반대로 부사 김성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한다. 하지만 전쟁이 없었으면 하는 스스로의 위안과, 일본을 무시한 자존심 때문에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무수한 백성들을 참혹하게 도륙 당하고 도탄에 빠지는 7년 전쟁을 겪는다.

부사 김성일의 허위 보고와 전쟁이 없기를 바란 소극적 판단에 당한 것이다. 전쟁 여부에 대한 상반된 보고 때문에 류성룡은 김성일을 따로 불러 질문을 한다. "​진짜 왜변이 1할도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이에 김성일은 자신도 어찌 장담하겠느냐, 다만 민심이 놀라 흩어질 것을 염려해 그렇게 고했다고 한다. 전쟁을 바라지 않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인지상정이다. 

김성일은 국민에게 인기영합적이고 선동적이고 당파싸움에서 정적을 이기는 패거리 정치에만 관심이 있었던 포플리즘 정치가였던 것이다. 명분은 국민이 혼란에 빠지고 걱정하게 됨을 방지한다는 것이지만 제 1명분인 국민을 선도하고 유비무환의 무한책임을 망각한 것이다. 

당시 선조를 비롯한 정치인들도 전쟁을 바라지 않는 국민들의 희망만을 바라본 포퓰리즘의 대표들이다. 병조참판으로 국방 전문가였던 정사 황윤길의 보고를 무시하고 정적들의 싸움에 휘둘려 애꿎은 백성들만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 한미간 사드배치가 결정됐다. 사드배치는 북핵에 대응하는 국가안보 차원의 선택이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앖다. 야당은 반대보다 국론 분열·외교 마찰 해소에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연합뉴스

안보에는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이 있어야 한다

보통 공자가 인(仁)의 철학만 강조하고 군사력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공자는 노나라의 재상 자리에 있을 때 임금에게 "유문사자 필유무비(有文事者 必有武備), 즉 문사에 있는 자는 반드시 국방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진언했다. 아울러 "외교 협상에도 군비를 잊지 말며, 제후는 국경으로 나갈 때 반드시 무관을 데리고 나가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노(魯)·제(齊) 두 왕이 협곡(夾谷)에서 외교담판을 벌일 때 무관(武官)을 좌우에 세우고 전차 500대로 수행토록 한 결과 노나라 왕을 제거하려던 제나라로 하여금 오히려 빼앗은 땅을 돌려주게 한 외교성과를 올리게 됐다. 태평시대에는 문관들이 세상을 지배하지만 유사시에는 무관의 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공자는 문관조차도 반드시 병법을 알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안보를 강조하면 "전쟁하겠다는 말이냐?"면서 핏대를 세운다. 표만 얻고 보자는 인기영합주의에 함몰돼 안보는 뒷전인 참으로 무서운 정치 현실이다.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영국의 처칠처럼 국민에게 용기 있게 설득하고 선도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전쟁방지는 전쟁준비…국민의당에 제2의 김성일 상(像)을 
    
국방력 증가에 소홀히 하면 언제든 침략 받고 굴욕을 당할 수 밖에 없다. 막강국방의 준비를 해야 한다. 안보에 착각은 있을 수 없다. 착각의 대가는 참혹하다. 국민과 역사와 후손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다. 아무리 후회해도 때늦다.

조선시대 병조참판인 안보 전문가 정사 황윤길보다 유생(儒生)정치꾼인 김성일 말을 선호한 선조와 정치인들이 본보기다. 한·미간 안보전문가들이 연구 확정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국민의당에게 제2의 김성일 상(像)이라도 수여해야 하나. 임진왜란에서 목숨 잃은 백성들의 원혼과 사이비 정상배들 때문에 경술국치를 당한 선조들의 넋을 대리하여…. 제발 김성일처럼 포플리즘 정치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신백훈 하모니십 연구소 대표·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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