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코데즈컴바인(이하 코데즈)의 최대주주인 코튼클럽이 보호예수 해제 이후 물량을 시장에 대거 내놓으면서 주가 폭락을 야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튼클럽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주주 지분 매매를 일정 기간 제한하는 보호예수가 풀리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 8일 보유 중이던 3422만주(지분율 90.43%)의 코데즈 주식 가운데 1150만여주(30.39%)를 팔았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각 물량은 지난달 27일 보호예수가 해제된 2048만527주(54.1%)의 절반가량이다.

매각시기는 이달 1∼6일 사이로 주당 7765원∼1만421원에 장내 매도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총 매각가는 978억원가량"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코튼클럽은 코데즈를 인수한 지 1년도 채 안 돼 지분 매각을 통해 8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낸 셈이 됐다.

코튼클럽은 작년 8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코데즈 인수자로 선정돼 액면가인 주당 500원에 유상증자를 받는 형식으로 현 보유 주식을 171억1000만원에 사들였다.

이번 매각 후에도 코튼클럽이 보유한 코데즈 주식은 2271만9000여주(60.04%)에 달해 지금 수준의 주가가 유지된다면 전체 예상 차익은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코튼클럽의 투자이익이 코데즈의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에서 대부분 나왔다는 점이다.

코데즈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온 관리종목이다.

하지만 발행주식에 비해 유통주식이 극히 적은 이른바 '품절주'로 주목받으면서 '묻지마 급등세'를 탔다.

여러 차례 거래정지 조치를 취하는 등 거래소가 강력하게 대응하고 나섰지만 코데즈 주가는 한동안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코데즈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는 화제의 종목으로 떠오르면서 단타 매매를 통해 고수익을 올리려는 개미투자자들이 몰린 것이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코데즈가 작년 2월 주권 매매가 정지될 때의 주가는 고작 509원(시가총액 258억원·시총 905위)이었다.

구주권의 감자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의 신주 발행 등을 거쳐 작년 8월 대주주가 코튼클럽으로 변경되고서 12월24일 주권 매매가 재개됐을 당시의 가격은 4만원(시가총액 1조590억원·시총 17위)으로 불어났다.

코데즈는 올해 2월초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하지만 주가는 줄곧 2만∼3만원대에서 움직이다가 지난 3월3일 갑자기 상한가를 기록한 뒤 3월 15일까지 7거래일간 4번 더 상한가를 치면서 그 사이 551%나 급등했다. 3월16일 장중에는 최고점인 18만4100원을 터치했다.

당시 코데즈 시가총액은 무려 6조원대 중후반까지 불어나 카카오(약 6조6천억원)를 밀어내고 코스닥 시총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주가조작이나 시세조종 가능성에 대한 정황 파악에 나섰지만 특별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채 '품절주'의 이상급등을 막기 위한 제도 보완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코데즈가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결과적으로 대주주인 코튼클럽은 급등하는 주식에 매수세가 몰리는 시장의 비이성적 속성에 힘입어 큰 힘 들이지 않고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뒀다.

그러나 코데즈 주가는 앞으로 계속 급등락하면서 기업의 본질가치에 맞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코데즈 주가는 8천110원, 코스닥 시총 순위는 여전히 152위다.

이 주가는 코데즈 주당순자산가치(BPS·629원)의 12.89배(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으로 일반 종목과 비교하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 같은 초우량기업의 PBR가 1.23배인 점에 비춰보면 코데즈 주가는 현재 삼성전자 주가보다도 10배 넘게 비싼 셈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데즈는 총 발행주식(3784만2602주)의 0.67%인 25만2075주만 유통되다가 지난달 27일 2048만527주(54.1%)가 보호예수에서 해제된 것을 계기로 5차례의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가격이 빠르게 하락했다.

하지만 개미투자자들은 최근의 급락으로 주가가 싸졌다는 착시효과에 빠져 지난 4일에는 적극적인 매매에 나서 코데즈 주가를 11.7%나 올려놓았다.

이날 거래량은 무려 7600만여 주로, 유통물량의 3배가 넘었다.

이후 코데즈 주가는 개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매 참여로 상당한 거래량이 유지되는 가운데 계속해서 저점을 낮춰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튼클럽은 보호예수에서 풀린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해 차익을 챙긴 것이다.

코데즈 전체 발행주식 3784만여주 가운데 아직 보호예수로 묶여 있는 나머지 1711만주도 8월 16일부터 거래가 가능해져 주가 하락 추세는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튼클럽은 의류·속옷업체로 현재 코데즈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보선 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대형마트 등을 유통채널로 삼은 코튼클럽 외에 프랑스계 엘르 이너웨어와 독일계 트라이엄프에 이어 코데즈까지 인수하면서 2010년 이후 의류·속옷업계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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