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측의 보복 대응에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드 배치로 한중 양국 간의 관계가 악화되면 중국 관련 매출이 줄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변화가 생길지 판단하기는 아직 어려우나 향후 영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중국에서의 소비 위축 우려가 있지만 급격한 소비 축소를 예단하기는 이른 시점이어서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선 전자업계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업체는 스마트폰과 가전 등 소비재 시장에서 중국과 밀접한 관계로 얽혀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현지 생산과 판매 체제가 구축돼 있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은 경쟁력이 높은 제품"이라며 "수출 보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도 아직까지는 특별한 변동성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사드 배치에 따른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현재 자동차 최대시장이자 주요거점인 중국의 이번 사드배치 반대로 인한 우려를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중국의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를 파악하는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시점에서 현재로선 어느 것 하나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사드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반한 감정이 확대될 경우 수출타격 등 직격탄을 입을까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인 유커들. / 미디어펜 자료사진

특히 중국인 광관객의 소비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업계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듯 위태롭게 지켜보고 있다. 화장품은 한국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대상으로 한 매출과 중국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업종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업체는 화장품 수출액의 대부분이 중국에 몰려있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 등 면세점업체의 경우도 중국 관광객이 면세점에서 차지하는 소비 비중이 큰 관계로 이번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에 금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측의 별다른 제재가 없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중관계가 악화될 경우 업계에 큰 타격을 입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이날 오전 "주한미군에 사드 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국 정부는 발표문을 통해 "양국은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사드 배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사드 체계가 조속히 배치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 중"이라며 "세부 운용 절차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지역은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