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선거에 중도란 없어…정치는 공유하는 가치세력 형성·표출
   
▲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중도비판3: 중도, 쓸모 있는 바보의 다른 이름

중도란 지향하는 방향과 명확한 입장의 부재와 미확정을 지칭하는 것이며, 특정된 가치와 방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향성이 없는 상태이기에 판단할 가치로 보거나 지향할 가치로 본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모순적인 것이다. 따라서 중도를 지향한다는 것은 유보적 상황에서 가치, 방향, 입장의 부재로 남겠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의미이거나 가치가 될 수 없다.

물론 결과적으로도 특정된 목적과 방향성을 지향하는 힘, 정향성, 세력에 편승하거나 추종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 중도지향의 대부분은 계속된 입장부재나 특정된 정향성에 휩쓸리는 결과로 가게 된다.

정치적 사안과 관련하여 좌-우, 혹은 보수-진보란 정향에서 중도를 걷는다는 것은 입장의 부재와 불명확한 판단상태에 남는 것으로 방향성을 만들어낼 수 없고, 대부분은 강한 정향성에 휩쓸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어떤 개인이 스스로를 중도라고 평가하고 ‘편향’이 없다는 것에 강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실제로는 강하든, 약하든 휩쓸린 결과에 불과하다.

특히 강력한 정치적 표현이자 공동체의 방향을 규정짓는 선거(election)와 정책적 찬반과 관련하여 ‘중도적 계층’이란 별도의 가치정향을 드러내지 않는 무당파이자, 무투표층을 의미하기에 실제 투표에도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약 25% 전후를 차지하지만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는 계층은 정치방향과 가치지향 세력으로서 의미가 부여되기 어렵다.

   
▲ 선거에서 중도를 지향한다는 것은 '선의'와 달리 특정 정향성에 휩쓸리게 되는 것이고 '악의적 의도'를 가진 세력에 이용당하는 '쓸모 있는 바보(useful idiot)'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자료사진=연합뉴스


정치경제적 정책이나 선거는 방향성을 기반이자 내용으로 하지 않으면 의미를 만들어낼 수 없고 결론은 더 강한 방향성을 만드는 세력의 입장과 판단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선거)는 지지계층의 형성이고 동원(mobilization)이다. 평시에는 동일한 가치구조를 갖는 세력을 형성(building)하는 것이고, 선거 시에는 동일 가치를 가진 세력을 최대한 동원(mobilization)하는 행위다.

선거에서 중도를 지향한다는 것은 ‘선의적 의도’와 달리 특정 정향성에 휩쓸리게 되는 것이고 ‘악의적 의도’를 가진 세력에 이용 당하는 ‘쓸모 있는 바보(useful idiot)'로 남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선거 관련 통계(* 참고 자료)를 보더라도 정치와 선거에 중도란 없으며, 정치는 공유하는 가치세력의 형성과 표출이고, 선거는 공유하는 가치세력의 <동원>임을 입증한다. 실제 선거 결과를 보면 지지 강도와 지지 필요성에 대한 인식상황에 따라 투표(동원)율이 비례하여 나타난다. 

물론 중도를 향유하는 계층은 가치 정향 없이 중도를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평소에는 상반된 가치를 가진 좌-우 모두에게 ‘합리적(?)’이라는 식으로 잘 보이겠다는 자기 관리방식이기도 하고, 땀 흘리지 않고 편승하겠다는 것이기도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된 성향을 갖는 세력에게 자기 사회가 끌려가도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일시적 결론(* 그림 참조)으로 항상 중도의 의도대로 결론이나 선거결과가 나온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결과론적 사고일 뿐이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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