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섬' 없다" 대만 실효지배 최대 지형물마저 EEZ 무효
'승소' 필리핀, 대중 해사분쟁 해역 약 350분의 1로 축소 기대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첫 중재결정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의 근거인 '남해구단선'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요체다.

PCA가 중국이 주장해온 남해구단선의 '역사적 권리'를 불인정함에 따라 이 해역 내 중국의 주권활동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완전히 무력화됐다.

남해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임의로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전체해역의 90%를 차지한다. 동남아의 중심부까지 파고든 구단선은 베트남, 필리핀 등의 배타적경제수역(EEZ)와 겹쳐 분쟁을 야기했다.

중재안은 남해구단선 범위 내 중국의 영유권·관할권·'역사적 권리'가 UNCLOS 규정에 위배된다며 구단선이 UNCLOS 허용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법률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 필리핀측 주장을 인정했다.

PCA는 또 해양 지형물의 법적 지위와 관련 스카보러 암초(황옌다오) 등 남중국해의 9개 지형물이 섬인지, 암초인지, 간조 노출지(간조때 수면 위에 떠올랐다가 만조때 물에 잠기는 지형물)인지에 대해서도 필리핀의 주장을 인용했다.

PCA는 이들 지형물을 섬으로 인정하지 않고 모두 암초나 간조노출지로 판단, "중국이 이들 해역에 인공섬을 건설, 필리핀의 어로와 석유 탐사를 방해해 EEZ에서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섬의 경우 영해, EEZ를 모두 누리게 되지만, 암초는 영해만 인정되고 간조노출지는 아무 것도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간조노출지가 육지나 섬으로부터 영해의 폭을 넘지 않는 거리에 있을 때 영해기선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남중국해 간조노출지는 육지나 섬에서 멀리 있어 해당되는 곳이 없다.

이에 따라 중국이 점거해 인공섬으로 만든 스카보러 암초 등도 섬이 아닌 암초로서 인공섬 건설의 불법성과 함께 200해리 EEZ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이와 함께 미스치프 환초(메이지자오), 수비 암초(주비자오) 등 간조노출지도 국제법적으로 필리핀 EEZ 범위에 들어갈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PCA는 나아가 대만이 실효지배중인 타이핑다오(영문명 이투 아바)의 법적 지위에 대해서도 간조노출지로 적극적으로 판단을 내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 해역에서는 EEZ를 생성할 수 없음'을 재차 확인시켰다. 타이핑다오는 필리핀의 중재 대상이 아니었지만 대만의 EEZ 권리를 상실하게 됐다.

이처럼 PCA가 남중국해 최대 규모 지형물인 타이핑다오를 섬이나 암초도 아닌 간조노출지로 판단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남중국해 나머지 모든 지형물은 섬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내에 있는 200여개 지형물은 모두 EEZ 지위를 누릴 수 없게 된다.

필리핀은 이번 판결로 인해 중국과 필리핀간 해사분쟁 해역이 53만1000㎢에서 1551㎢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번 판결에 따라 유엔, 아세안,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를 통해 중국에 판결내용에 따른 구단선 포기와 물리적 철수 등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중국은 판결 수용 거부라는 기존 입장을 강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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