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선택에 주목이 쏠린다. 

금호타이어의 인수를 통해 그룹의 재건의 의지를 뚜렷이 보이고 있지만 앞선 금호그룹의 인수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첫 실무자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금호타이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당장 매각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CS가 지난달 전세계 수십곳에 회사 소개서를 배포한 결과 다수의 잠재적인 매수 희망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경쟁환경 조성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금호타이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자동차 관련 글로벌 기업들을 비롯해 재무적투자자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채권기관들이 각자 내부 논의를 거쳐 매각 동의 의사를 밝히는 절차를 거친 뒤 늦어도 오는 9월에는 정식 매각 공고를 낼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현재 채권단이 42.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 내 지분비율은 우리은행 33.7%, 산업은행 32.2%, 국민은행 9.9% 등이다. 따라서 이들 세 기관이 동의하면 의결권 75%를 넘겨 매각이 개시된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시가로 약 6500억원 수준이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기술력과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점에서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이 변수로 꼽힌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제3자에게 매각되기 이전과 동일한 가격으로 우선적으로 경영권을 되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도 되찾아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그동안 꾸준히 피력해왔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박 회장 개인으로 한정해 제3자에게 양도할 수도 없다. 

하지만 자금사정이 문제다. 박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 7228억원을 사용한 상황에서 금호타이어를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가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그룹 차원에서 금호타이어 매각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정확히는 9월 매각이 시작돼 봐야 알 일이지만 박 회장의 그룹재건은 오랜 숙원이다”며 “앞서 금호그룹을 인사한 것도 이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금호타이어의 매각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