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하이투자증권 인수냐? 혹은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냐?’

이번 달 중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신한금융지주가 신한금융투자의 ‘몸집 불리기’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오는 21일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이사회를 열어 신한금융투자의 유상증자 여부를 결정한다. 신한금융투자의 올 1분기말 기준 자기자본은 2조4749억원으로 3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개 증권사가 하고 있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 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연합뉴스

또 하반기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합병,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이 마무리 되면 금융투자업계에서 신한금융투자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유상증자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최대 라이벌로 여기는 KB금융지주가 증권업 강화에 나서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신한지주는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 규모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이 과거에 증권사 몸집을 키우겠다는 것을 밝힌 바 있고 큰 방향에 대해서는 지주에서도 공감하고 있다”며 “조만간 신한금융투자의 유상증자가 실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지주 이사회에서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1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10.5%), KB투자증권(10.2%), HMC투자증권(9.5%) 등이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달성한 것에 비해 신한금융투자는 3.2%를 기록하면서 아직도 경영상 개선할 측면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은행 중심’ 성향이 강한 신한지주 특성상 수천억을 들여서 PBS 업무를 해야 할 이유도 사실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PBS 업무를 제외한 다른 IB 사업은 신한은행과의 기업투자금융(CIB) 협력을 통해 이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 규제로 인한 파생상품 판매 제약도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위축되면서 큰 명문이 없다. 한때 1~2위를 다투던 신한금융투자의 ELS 발행 규모는 올 상반기 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이에 유상증자안이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지주가 매물로 나와 있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만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안이 부결되더라도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이 PBS 사업을 하던 곳도 아니고, 고객 기반도 지방에 집중돼 있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이 퇴직연금을 몰아주겠다는 약속을 하기 전에는 신한지주가 인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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