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관련된 또 한 편의 영화가 개봉한다. 김진무(31) 감독이 연출한 '신이 보낸 사람'이다.

 
'신이 보낸 사람'은 기존의 북한 관련 영화와 착점이 완전히 다르다.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용의자' 등이 북한을 영화에 쓸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북한 특수요원)로 '소비'했다면, '신이 보낸 사람'은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는 데 모든 힘을 쏟는다.
 
   
▲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신이 보낸 사람' 시사회에서 김진무(왼쪽부터) 감독, 배우 홍경인, 김인권, 조덕제, 지용석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뉴시스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겁다. 다 보고나면 먹먹한 마음에 결국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다.
이 영화가 다루는 북한의 현실은 바로 인권이다. 신앙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당으로부터 온갖 핍박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1년 간 탈북자들과 새터민 그리고 북한 선교단체와 북한 인권단체를 인터뷰 했다"고 밝혔다.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많은 영화인들이 참여 의사를 전해왔다. 그는 김인권(36), 홍경인(38)을 섭외했고 큰 영화에 주로 참여하는 스태프와 함께 일할 수 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만큼 영화 속 내용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김 감독은 "북한의 현실은 영화보다 더 심각하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얼마만큼의 팩트를 담고 있느냐, 얼마나 꼼꼼한 고증을 거쳤느냐보다는 어떤 시선을 가지고 만들었는지에 집중을 해줬으면 한다"고 청했다. "이 영화는 분명히 불편한 영화"라면서도 "절망을 정면으로 목도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들만이 진정한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종교를 뛰어넘고, 진영을 뛰어넘어 북한 사람들과 한민족으로 살아간다는 의미가 중요하다. 그것이 균형이다. 그리고 그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신이 보낸 사람'이 보다 많은 관객을 설득할 수 있었으면 한다."
 
주인공 '철호'를 연기한 김인권에 대해서는 "김인권씨가 지금은 코믹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각인돼 있지만 사실 연기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그는 '철호'를 연기할만한 충분한 자격을 가진 배우"라고 칭찬했다.
 
김인권은 '철호' 역을 맡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내면 깊숙한 곳에서 이 영화를 외면하고 싶은 마음을 느꼈다"는 고백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철호'를 떠안았다. "이런 영화는 만들어질 필요가 있고, 내가 그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김인권을 움직였다. 김인권은 김 감독의 말대로 자신이 '철호'를 연기할 자격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는 말 그대로 '열연'한다.
 
홍경인은 '철호'의 친구 '우진'을 맡았다. 김 감독은 홍경인을 "롱테이크를 가장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라고 추어올렸다.
 
홍경인은 "최근 시사회를 다니면서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말을 많이 듣는다"며 "배우로서 뿌듯하고 이 작품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또 한 명의 배우가 있다. 신인 지용석(30)이다. 그가 맡은 역할은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용석'이다. 지용석은 정신지체 장애인을 연기하기 위해 "장애가 있는 분들을 면밀히 관찰했다"며 "그들의 행동을 흉내내기 보다는 그분들 눈 속에 담긴 순수함을 연기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용석'에게 "구원의 이미지를 심었다"며 "영화를 위해 유일하게 완전히 창조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신이 보낸 사람'은 1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