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과 천민민주주의는 다른 개념…'선동 없는' 선진시민의식 필요
   
▲ 유가연 자유경제원 연구원
노컷뉴스는 스스로 천민언론을 양산하고 있지 않은가

올 것이 왔구나

기사를 접한 순간 올 것이 왔음을 알았다. 노컷뉴스에 7월 13일자로 보도된 『“개돼지”...자유경제원 ‘귀족엘리트주의’와 상통』이란 기사를 접했을 때 말이다. 기사에 언급된 대로 지난 4월 6일에는 자유경제원 개원 19주년을 맞아 기념 토론회가 있었다. '끝나지 않는 선전선동, 침식당하는 민주주의'라는 제목 아래 '천민민주주의', '자살민주주의' 등 다소 과격한 표현들이 사용되었다. 민주주의 '제도'의 타락을 경계해야 하며 민주주의 타락의 큰 원인은 선전선동에 의해 이루어짐을 되도록 널리,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자는 취지였다. 그 내용을 자세히 알고자 하지 않고 껍데기만 본다면 자칫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충분한 주제다.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 예상했고 그 시점은 생각보다 늦은, 토론회 이후 3개월이 지난 후였다.

엮는다는 것

이럴 때 ‘엮는다’는 표현을 쓴다. 어느 공무원이 민중을 개돼지로 지칭했다는 사실이 여론에 알려지며 한순간에 가축 취급을 받게 된 국민들의 공분을 사게 된 사건이 터진 게 근래의 일이다. 개돼지 발언 사건에 천민민주주의를 얹는다면 어떨까.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뽑힌다. 어떠한 의도로 토론회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무반응이던 언론에서 갑작스레 자유경제원을 엮었을까. 너무도 빤하디 빤한 공작술이자 공격이다. 하지만 그것이 공작이자 날조이며 의도된 공격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만 안다는 것이 문제다. 이것이 정말 사실인지 날조인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결국 머리 속에는 ‘자유경제원-개돼지-천민민주주의 설파’ 만 남는다.

‘천민민주주의’란 단어를 꺼내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그러니까 2015년 4월 9일에도 ‘광우병 사태, 그 후 7년: ’천민민주주의‘에 흔들리는 대한민국의 오늘’이란 토론회가 있었고 E-book 형태로 ‘천민민주주의’란 책도 발간했다. 작년이나 올해나 내용에는 별반 다른 점이 없다. 그런데 작년에는 관심도 없었던 일에 올해는 단독보도라는 타이틀 까지 걸렸다. 작년에는 개돼지 발언 사건이 없었고 올해에는 생겼다는 것이 차이리라. 

<기사개요> 
● 매체: CBS노컷뉴스
● 프로그램명 : [단독] "개돼지"…자유경제원 '귀족엘리트주의'와 상통
● 기자 : 김구연, 강혜인 기자
● 보도 일자: 2016년 07월 13일 (수) 오전 6시

   
▲ 노컷뉴스는 13일 자사 메인페이지 톱으로 나향욱 교육부 기획관의 '개돼지' 발언과 자유경제원 토론회를 연관 짓는 왜곡 선동 기사를 올렸다. 캡처한 노컷 메인페이지 왼쪽 상단에 올려진 "상위 1%로 가는 첫 발걸음, 차별화된 합격전략" 광고가 아이러니하다./사진=노컷뉴스 메인페이지 캡처

    
그럼 도대체 천민민주주의란게 뭔데

천민민주주의의에서 말하는 천민은 민중이 개돼지 같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천민은 신분상 천하다는 천민이 아니라 ‘의식적인 부분의 천민’이다. 발표자인 신중섭 교수는 발제문의 도입부에서 ‘천민민주주의’라는 개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신분상의 귀천이 없는 요즘과 같은 세상에서 ‘천민민주주의’를 거론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천민’은 신분상 천한 사람을 의미하고 만민평등 사상을 받아들이고 있는 오늘날 ‘귀족’과 대척점에 있는 ‘천민‘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라는 말을 왜곡하고, 오용하고 남용하는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민주주의를 꼭 집어 –무슨 민주주의-로 불러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민주주의’의 왜곡과 오용, 즉 민주주의를 앞세워 대중을 선동하고 이용하는 것을 숱하게 봐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우병 사태다. ‘천민민주주의’는 광우병 선동사태를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의도하는 정치세력들, 선동가들을 비판하고 국민들이 쉽게 선동당하는 사회 분위기에 경종을 울리고자 한 개념이자 시도이다.

토론회에 사용되었던 자료집 본문 내용을 그대로 발췌한 설명을 첨부한다. (자료집 전체의 내용은 자유경제원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이들의 영향 가운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는 주로 민주주의의 타락 형태인 천민민주주의에 나온다. 천민민주주의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포퓰리즘을 선동하는 정치인,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시민단체와 이익단체, 여기에 동조하는 의식 없는 시민이 협력하여 만들어낸 결과이다. 천민민주주의는 여러 요소들이 결합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것을 극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려하던 중우(衆愚)민주주의(ochlocracy)를 ‘천민민주주의’에 가깝다고 했다. 중우민주주의의 어원은 라틴어 오클로크라시(ochlocracy)이다. 이 말은 ochlo(떼거리)+cracy(통치)의 합성어이다. 다른 말로는 mob rule (떼법)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촛불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촛불은 민주주의다’라는 책도 나왔다. ‘촛불 민주주의’는 광우병대책위원회 캐치프레이즈이기도 했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천민성, 곧 떼거리 민주주의 '오클로크라시’를 잘 말해준다는 것이다. 합리적 공론의 장을 벗어나 자신들이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사실을 미신과 허구로 감싸는 민주주의가 바로 천민민주주의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앞세워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거나 민주 과잉 현상 초래하는 현상을 천민민주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천민이라는 경멸적 표현은 비이성적 대중 또는 군중(mob)을 의미하고, 천민민주주의에 가장 가까운 정치용어는 군중에 의한 지배(mob rule, or ochlocracy)다. 비이성적 대중의 뜻이 매사를 결정하는 민주주의가 천민민주주의다. 뿐만 아니라 ‘눈먼 대중이 박수치는 것’을 ‘천민민주주의’로 규정하기도 한다.’ 
 
노컷뉴스? 천민언론이라 불러야 할 판

전술한대로 자유경제원에서 작년과 올해에 이어 말하고 있고 앞으로도 말할 ‘천민민주주의’는 개돼지 민중이니 하는 것과 같은 저급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사회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선동이 사라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신념을 가진 선진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제안이자 요구인 것이다. 그런데도 또 본인들과 다른 이념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자유경제원 죽이기에 나서며 선동질을 벌이는 언론을 어찌해야 할까. 천민언론이라 불러야 할 판이다. /유가연 자유경제원 연구원

   
▲ 노컷뉴스에 게재된 "개돼지…자유경제원 '귀족엘리트주의'와 상통"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지난 4월 6일 자유경제원 세미나에서 있었던 발표문과 토론문의 참된 의미를 무시하고 왜곡한 글이다./사진=윤서인의 자유원샷


(이 글은 자유경제원 자유북소리 '언론고발'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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