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금융당국이 KT ENS 직원이 연루된 3,0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에 은행 직원이 공모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찰과 금융당국은 은행 내부 직원이 수천억원대의 대출이 오가는데 아무 것도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판단, 대출 금액이 큰 금융사를 중심으로 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9일 현재 대출사기를 당한 금융사를 18개사로, 대출 잔액을 3,000여억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액이 늘어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피해 금융사는 하나은행(1,624억원), 농협은행(189억원), 국민은행(188억원) 등 3개 은행과 BS저축은행, OBS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인천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아산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날 "직접적으로 은행 직원의 공모사실 등을 수사하는 것은 경찰이 할 일"이라며 "금융당국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금융권의 피해를 파악하고, 여신 심사 과정에서 소홀한 점이 없었는 지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은행 3곳, 저축은행 10곳에서 3,0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축은행 4곳이 추가됐다는 이야기가 경찰 조사과정에서 나왔는데, 대출이 상환된 상황이라 실질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조사 상황에 따라 피해 금융사와 피해액이 늘어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매출채권 담보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기 피해를 당한 하나은행, 농협은행, KB국민은행 외에도 모든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저축은행이 조사 대상이다.
 
금융회사들은 조만간 이번 사건의 책임을 놓고 법적공방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금융사는 법적 자문을 받는 등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증기관인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의 지급의무 여부와 매출채권이 위탁된 '은하수1·2차' 유동화전문회사(SPC)의 자산담보부대출(ABL)을 일으킨 농협은행·국민은행의 책임 여부가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