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또 끔찍한 사고가 났다. 유독 영동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잦은 이유는 뭘까. 영동고속도로는 산악지대인 강원도와 연계돼 터널이 많고 안개가 잦기로 유명하다. 겨울철에는 눈으로 빙판길이 잦고 곡선도로도 많다. 여름에는 해수욕장, 겨울에는 스키장, 가을에는 단풍객들로 항상 정체구간이 많아 운전자들에게는 짜증길이도 하다.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은 10년간 11건의 교통사고가 났다. 터널내 사고가 잦은 이유는 밝은 곳에서 갑자기 어두운 곳으로 진입하면서 빛의 반사각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고 이에 따라 속도 감각이 무뎌진다.

터널이 길 때는 주변경관이 단조로워 졸음이 오기 쉽고 뻔한 길이라는 생각에 전방주시 태만, 속도감이 무뎌져 과속으로 인한 안전거리 미확보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일요일인 17일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5중 추돌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경찰은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사고 버스 운전사를 상대로 졸음 운전이나 운전 중 휴대전화 조작 등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영동고속도로는 잦은 안개·터널·빙판으로 유독 사고가 잦다.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도 10년간 11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다음팟 영상화면 캡처.

앞서 지난 2월 22일 새벽에도 영동고속도로 진부 2터널에서 강릉방향으로 가던 승용차가 터널 안에 서 있던 다른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한 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동승했던 나머지 3명이 다쳤다.

2005년 10월 24일에는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1터널에서 서울방면으로 가던 5톤 트럭이 앞서가던 관광버스를 들이받아 트럭 운전사가 숨지고 승객 13명이 다쳤다. 이 사고는 터널 안에서 서행하던 관광버스를 뒤따라 가던 트럭이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해 버스를 추돌해 발생했다.

터널은 아니지만 빗길에 미끄러지는 등 사고도 잦았다.

2013년 7월8일에는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 횡계 IC 부근에서 관광버스와 25t 화물차가 추돌하여 대만인 등 승객 11명이 경상을 입었다.

2007년 2월 13일에는 교회버스가 영동고속도로 횡성휴게소에 주차된 트레일러와 승용차 3대 등을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로 1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2007년 1월 10일에는 2006년 12월 16일 용평 스키장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승합차를 타고 가던 중 빙판길 교통사고를 당한 개그맨 김형은(당시 26세)씨가 팬들의 곁을 떠나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당시 사고는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김형은 씨를 비롯한 동료들이 탄 차가 강원도 평창군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속사나들목 부근을 지나던 중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을 연이어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김형은씨는 목뼈가 탈골되는 중상을 입고 투병생활을 하다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2004년 7월15일에는 원주시 우산동 영동고속도로 상행선에서 관광버스와 11톤 카고트럭이 빗길에 추돌해 운전자와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2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01년 5월 18일에는 영동고속도로 상행선(신갈 기점 127㎞ 지점)에서 수학여행길의 고등학생을 태운 관광버스가 도로를 4m 가량 벗어난 뒤 뒤집혀 학생 1명이 숨지고 2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 역시 버스가 둔내터널을 빠져나온 뒤 발생했다.

1999년 12월 16일에는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영동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승합차가 관광버스를 들이받아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승합차가 감속하던 관광버스를 운전부주의로 들이받았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